책이름 : 사람 보는 눈
지은이 : 손철주
펴낸곳 : 현암사
이재관, 〈강이오 초상〉부분, 19세기, 비단에 채색, 63.9x40.3㎝,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1485호
표지그림에 대한 설명이다. 겉표지를 벗기자, 속표지에 초상화 정면상이 나타났다. 시쳇말로 ‘상남자’였다. 지은이는 짓궂은 구석이 있었다. 수록된 작품에 표제작이 없는 소설집처럼 초상화를 다룬 ‘2부 마음을 빼닮은 얼굴’ 23편의 글 중에 정작 표지그림에 대한 설명글이 없었다. 본문에 실린 그림 중 나의 눈에 익은 그림들이다.
채용신 - 운낭자 상, 황현 초상 / 이인상 - 검선도, 병든 국화, 송하독좌(松下獨坐) / 김홍도 - 생황 부는 소년, 벼 타작, 부부행상, 빨래터, 우물가 / 최북 - 풍설야귀인(風雪夜歸人) / 이한철·유숙 - 이하응 초상 / 이명기 - 채제공 초상 / 김창업 - 송시열 초상 / 윤두서 - 자화상 / 작자미상 - 김시습 초상 / 허유 - 완당선생해천일립상 / 이명기·김홍도 - 서직수 초상 / 조중묵·백은배 등 - 태조 어진 / 조영석 - 말 징 박기, 장기놀이 / 신윤복 - 꽃을 꺽다, 국화밭에서, 사시장춘(四時長春), 월하정인(月下情人), 단오풍정 / 조숙 - 조는 새 / 이재관 - 송하처사도(松下處士圖)
이 책은 ∥앞서는 글∥과 4개의 부와 부 말미에 ‘건너는 글’ 4편과 ∥화가 소개∥와 ∥그림 목록∥으로 구성되었다. 표지그림까지 83점, 완당의 글씨 유천희해(遊天戱海)와 죽로지실(竹爐之室)이 실렸다. 83점의 그림 중 70여 점이 인물화다. 한국화의 인물화는 산수, 고사(故事), 풍속, 도석(道釋)으로 나눌 수 있다. - 조선의 초상화는 ‘전신(傳神) 기법’을 큰 자랑으로 삼는다. ‘정신을 전달한다’는 애기다. -(63쪽) 즉 초상화의 묘미는 형상을 통해 정신을 그려낸다는 이형사신(以形寫神)에 있다. 저자는 인물화속 터럭 하나에서도 그림 주인공의 정신을 읽어냈다. 조선 영조 때 좌의정을 지낸 송인명(宋寅明)의 초상화는 입술 사이로 앞니 두 개가 툭 튀어 나왔다. 즉 뻐드렁니였다. 영·정조의 두터운 신임으로 삼정승 중 두 자리가 빈 독상(獨相)으로 수년 간 정사를 다스렸던 명재상 채제공(蔡濟恭)의 초상화는 사팔뜨기였다. 조선의 초상화는 고관대작을 그리면서 뻐드렁니와 사팔뜨기까지 곧이곧대로 그렸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 밖의 사람은 그런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고, 그림 속의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 이럴 진대 사람 그림을, 그려진 사람으로만 여기겠는가. 보고 또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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