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비의 목록
지은이 : 김희업
펴낸곳 : 창비
칼 회고전(2011.10.08 22:53) - 안녕하세요. 저는 시 쓰는 김희업이라고 합니다. 우연히 발길이 이곳에 닿게 되었네요. 대빈창님께서 저를 뵌 적 있으시다 하니 누구신지 궁금해지네요. 서로 통성명이라도 나눴으면 좋을 듯 싶은데, 어떠신지요? 답변 기다리지요.
대빈창(2011.10.09 07:30) - 시인님 시집 잘 읽었습니다. 벌써 25여년 시간 저쪽으로 기억됩니다. 인연이랄수도 없는, 말 한마디 못하고 한번 스쳐지나갔을 뿐 입니다. 시인님은 저를 아실수가 없어요. 아마! 시인님의 특이한 성함과 모습으로 제 기억에 오래 저장되었고, 반가움에 뒤늦게나마 시집을 펼쳤습니다. 두 번째 시집 기대하겠습니다. 건필하세요.
칼 회고전(2011.10.09 15:20) - 그러시군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건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시인의 첫 시집 『칼 회고전』 리뷰를 올렸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맙게 시인의 방문을 받았다. 약속대로 두 번째 시집이 나오자 손에 넣었다. 작년 초겨울이었다. 하지만 게으른 나는 해가 바뀌고 한참 지나서 이제 시집을 펼쳤다. 이번 시집은 제17회 천상병시상(詩賞)을 시인에게 안겼다. 서울신문 특집기사 ‘문학평론가 10명이 뽑은 올해 주목해야 할 시인’이 눈에 띄었다. 함돈균 고려대 민문연 교수의 추천 평이다. “김희업은 삶의 리얼리티를 정직하게 포착한다. 올해 리얼리즘 계열 서정시에 대한 복권 움직임과 맞물려 재조명되어야 한다.”
시집은 4부에 나뉘어 60편이 실렸고, 해설은 문학평론가 함돈균의 「흙이 묻지 않는 보법, 리얼리스트의 각도로 걷기」다.
생각하지 않으면 아프지 않을 수도 있다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세상에 존재하듯 / 아프고 안 아프고의 차이는 아픈 차이
통증은 쪼그리고 앉아 오래오래 버티다가도 정들 만하면 어느새 날아가는 바람둥이 새
순간을 제치고 몸속 한획을 긋는 통증 / 먼 길 돌고 돌아 까마득한 새벽 어디서 왔을까
「통증의 형식」(14 ~ 15쪽)의 1 ~ 4연이다. 평자의 말처럼 시인은 상처와 고독을 오래 감수했을 것이다. ∥시인의 말∥의 마지막 문장이다. “아픈 사람 곁에 앉아 있는 것도 그러하리라.” 나는 시인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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