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음도의 밭바위뜰 무논에 저어새 세 마리가 주걱 같은 부리로 곱게 써레질된 논바닥을 연신 훑고 있습니다. 밭바위뜰은 볼음도에서 마을과 동떨어진 인적 드문 들녘입니다. 저어새가 있는 풍경은 생태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세계적으로 저어새의 개체 수는 3,200여 마리 뿐입니다. 천연기념물 205호이며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저어새를 논에서 볼 수 있는 섬에 삶터를 꾸렸다는 자부심이 생의 큰 기쁨입니다. 볼음도 주변의 강화갯벌은 저어새 번식지로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된 생태자원입니다. 면적은 여의도의 53배나 됩니다. 서해 5도의 하나인 우도의 이웃 무인도인 석도와 비도가 저어새의 번식지입니다. NLL에 자리 잡은 무인도는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저어새의 입장에서 보면 천만다행입니다. 토배기 말에 의하면 20여 년 전 볼음도와 아차도 사이 무인도 응봉도에 저어새의 번식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짓궂은 어부들이 알에 손을 대자 저어새가 응봉도를 떠났다고 합니다.
볼음도는 「저어새 생태마을」로 지정되어 풍부한 생태자원을 활용한 관광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개장이 눈앞입니다. 밀려드는 관광객이 오히려 저어새의 섭식환경에 위해를 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인도(석도, 비도)의 기암절벽이 천적에서 새끼를 보호하는 천혜의 장벽이라면 행동반경 20㎞ 이내에 먹잇감이 풍부한 논과 같은 민물습지(주문도, 볼음도, 아차도, 말도)가 필수입니다. 저어새의 어린 새끼는 염분 분해 능력이 낮아 민물습지 먹잇감이 중요합니다. 1971년 마지막 황새가 발견된 곳이 충북 음성 생극입니다. 그런데 황새 복원지는 충남 예산이 선정되었습니다. 개발지상주의에 매몰된 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일본은 황새가 사라지기 전 종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인공증식에 성공하였습니다. 현재 효고현 하늘에 황새가 날아다닙니다. 생태 보존이나 복원에 대한 주민 의식이 현재의 모습을 결정지었습니다. 볼음도의 반면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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