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강화도와 서도 군도(群島)를 하루 두 번 오가는 여객선 삼보12호 선상에서 잡았습니다. 오후 2시배가 정박지 주문도에서 출항하여 아차도를 거쳐 볼음도로 향하는 내해(內海) 입니다. 목선을 부리는 주민수가 아차도 4분, 주문도 2분, 볼음도 1분이 서도(西島)의 전부입니다. 가장 작은 섬인 아차도가 가장 많은 목선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때 길거리의 강아지도 배추잎사귀(만원권)를 물고 다녔다는 파시가 섰던 옛 영화의 반증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적 여건이기도 합니다. 아차도의 논 면적은 채 만평도 되지 못합니다. 농가소득이라고 야트막한 산자락을 일군 밭의 고구마와 고추로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섬의 막내가 환갑이 넘었습니다.
목선의 부부어부가 그물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눈치 빠른 갈매기들이 그물에 걸린 고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지금 시기는 쏙(갯가재)이 고작입니다. 보리가 누렇게 익을 무렵 병어와 밴댕이가 들겠지요. 희망을 내려놓은 지 오래입니다. 말 그대로 대박난지 십여 년이 지났습니다. 놀고 있을 수 없어 기름값도 뽑지 못하는 조업에 나섰습니다. 사정 모르는 갈매기만 살판났습니다. 어부들은 갈매기의 극성에 혀를 내두릅니다. 뻘그물을 털려 그물이 드러나기 전 현장에 도착합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그물안 고기는 갈매기에게 독 안에 든 쥐 꼴이 됩니다.
아차도 섬은 작지만 선창은 가장 많은 3개 입니다. 배 될 곳이 마땅치 않은 지형입니다. 보이는 선창은 마을과 가장 가까워 물량장과 어민창고가 자리 잡았습니다. 아차도는 볕이 따듯한 섬입니다. 녹음이 짙푸릅니다. 주문도 배의 대부분은 FRP(합성수지)로 만들었습니다. FRP는 짠물에 잘 견뎌 수명이 길지만 가벼워 무거운 그물을 얹을 수 없습니다. FRP 배는 물이 썰면 여에 닿아 소라나 벌떡게를 잡거나. 농어 잡이 낚시 배입니다. 고기그물을 끌어 올리는 배는 목선(木船)입니다. 아차도 어부들의 구성진 노동요가 뱃전에 울려 퍼지는 풍요로운 바다는 언제.
p.s 아차도 아는 형이 주말 그물을 털어 고기를 넘겼습니다. 첫물 병어가 들어 기념으로 한 마리 회 떠 먹고, 통째로 "어머니 퇴원하셨는데 회 쳐 드려라." 하십니다. 3kg 농어 한 마리, 책받침 크기 병어 한 마리, 15cm 아귀 두 마리, 20cm 장대 한 마리, 10cm 박대 한 마리, 대형 낙지 두 마리, 큰 꽃게 한 마리, 쏙 한 바구니입니다. 낙지 두 마리는 두루치기로 저녁 밥상에, 회 뜨는데 젬병이라 농어는 급냉으로, 꽃게와 쏙은 얼려 섬을 찾은 작은 형과 누이 손에 건넸습니다. 병어는 손질하여 찜용으로 냉동고에 쟁였습니다. 아귀, 장대, 박대는 소금을 간 해 햇볕에 꾸덕꾸덕 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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