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바쇼 하이쿠 선집

대빈창 2016. 8. 11. 05:46

 

 

책이름 : 바쇼 하이쿠 선집

지은이 : 마쓰오 바쇼

옮긴이 : 류시화

펴낸곳 : 열림원

 

芭 蕉 野分して 盥 に雨そ聞く夜かな

파초에는 태풍 불고 / 대야에 빗물 소리 / 듣는 밤이여(10쪽)

 

春ゃ來し 年ゃ行きけん小 晦 日

봄이 왔는가 / 한 해가 다 갔는가 / 작은그믐날(11쪽)

 

古 池 ゃ 蛙 飛こむ水の音

오래된 연못 / 개구리 뛰어드는 / 물소리(57쪽)

 

첫째 시는 1681년 봄, 에도의 변두리 오두막에 파초 한 그루를 심었다. 오두막을 파초암(芭蕉庵)이라 부르고 시인은 이름을 ‘바쇼芭蕉’(파초)로 바꾸었다. 둘째 시는 시인이 19세 겨울에 쓴 최초의 하이쿠다. 셋째 시는 바쇼 풍의 시 세계를 확립한 작품으로, 당시 이미 하이쿠의 대명사였다. 책은 시인 류시화가 바쇼가 지은 하이쿠 1012편 가운데 350편을 선별하여 번역하고 장문(무려 70여 쪽에 가깝다)의 해설을 달았다. 19살 때 지은 최초의 하이쿠부터 죽기 사흘 전의 마지막 작품까지 시의 배경과 의미를 독자에게 세세하게 안내했다.

하이쿠는 5-7-5 음률 17자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다. 17자에 촌철살인의 묘사와 감정을 드러내야 했다. 마쓰오 바쇼(1644 ~ 1694)는 해학과 언어유희에 치우쳤던 하이쿠를 예술 차원으로 승화시킨 하이쿠의 완성자였다. 시인은 속세를 초월해 평생을 은둔과 여행으로 일관했다. 일본 문학평론가 야마모토 켄키치(1907 ~ 1988)는 “하이쿠의 모든 이해는 바쇼의 이 하이쿠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고 극찬했다. 여기서 이 하이쿠는 셋째 시다. 류시화 시인은 말했다.  “바쇼의 하이쿠를 읽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의 최우수작을 읽는 것이며, 17자로 묘사된 자연과 인생의 허무를 감상하는 것이고. 방랑 미학의 대표작들을 마음에 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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