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진이가 만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올 겨울은 삭풍이 맵차고 한파가 기세등등합니다. 눈까지 자주 내리고 양도 많습니다. 추운 계절을 살아가는 토진이가 어느 해보다 고달픈지도 모르겠습니다. 쉬는 날 햇살이 봉구산을 넘어와 바닷가 마을을 비추었을때 대빈창 산책에 나섰습니다. 산기슭의 헐벗은 잡목 숲 쌓인 낙엽에 귀를 등에 바짝 붙인 토진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여전히 마른풀로 연명하였습니다. 추위를 이겨내려면 에너지를 비축해두어야 하는데. 녀석은 운이 좋은 토끼입니다. 내처 집으로 돌아와 창고로 들어섰습니다. 어머니의 야무진 손길을 탄 스무여 남은 포기의 김장배추가 가빠아래 갈무리되었습니다. 배추는 푸른 기운을 잃지 않고 한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두 포기를 차에 싣고 대빈창 해변으로 달렸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