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도 5

서도의 도(島)는 섬이다.

장마가 지나가자 무더운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새벽의 푸른 기운을 극성스러운 매미 울음이 벗겨냅니다. 봉구산을 넘어 온 해가 이른 아침부터 염천을 예고하듯 지글지글 끓었습니다. 매미울음이 온 천지를 덮고 귓속까지 들어찼습니다. 더위에 지친 도시인들이 너도나도 섬을 찾습니다. 해운사는 배를 늘였습니다. 주문도에 정박하며 하루 두 번 뭍을 왕복하던 삼보12호에 이어 삼보2호가 추가 투입되었습니다. 삼보2호는 외포항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항합니다. 주문도에 9시 30분에 닿습니다. 뭍을 향해 10시에 주문도를 떠납니다. 주민들의 뭍 나들이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배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 혼잡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올해 서도(西島) 군도(群島)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를 찾는 외지인들이 부쩍 늘었습니다.위 이미지..

흔들리는 생명의 땅 섬

책이름 : 흔들리는 생명의 땅 섬 지은이 : 이세기 펴낸곳 : 한겨레 출판 ‘한국전쟁 와중에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이 덕적도 앞 먹염(墨島)바다에 수장’(47쪽) 그렇다. 시인을 처음 만난 책이 시집 『먹염바다』(실천문학사, 2005)였다. 시인의 고향은 덕적군도 문갑도다. 문갑도에 딸린 무인도가 먹염(墨島)이었다. 섬 살이가 몸에 배어 가면서 섬·바다·갯벌을 시제(詩題)로 삼은 시집을 찾았다. 그때 눈에 뜨인 것이 시인의 첫 시집이었다. 품절 상태였다. 온라인 중고샵을 통해 어렵게 손에 넣었다. 욕심을 내 두 번째 시집 『언 손』(창비, 2010)을 책씻이했다. 세 번째 시집을 기다리다 난데없이 이 책을 만났다. 《문화의 길》 시리즈 10번째 책은 인천지역 섬들의 역사, 문화, 사람, 자연에 대..

강화도는 오직 승천포 한 곳에 배를 댈 수 있다.

유선생과 나는 제 시간에 차를 대기위해 급히 월선포구로 향했다. 교동 면소재지 대룡리를 벗어나는데 할머니 한분이 손자를 안은채 손을 흔든다. 포구가 다가오자 할머니는 극구 고맙다며 천원을 건네준다. 계면쩍은 우리는 손자 과자값을 어떻게 받는냐며 아기손에 집어 주고서야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교동이 나은 인물로 고려말 대몽항쟁기의 삼별초를 이끌었던 김통정이 유명하다. 최정예 특전부대인 삼별초는 개경환도를 반대하고, 왕족인 온을 임금으로 추대해 끝까지 항전한다. 1270년 삼별초는 원군에게 내부가 노출된 강화도를 버리고 진도에 새 거점을 마련한다. 하지만 1271년 여몽 연합군의 기습에 휘말려 패주의 길을 나서는데 장수 배장손이 이끄는 부대는 진도 남도석성에서 무릎을 꿇고, 김통정은 제주도 항파두리성에 근거..

광개토태왕이 함락한 백제의 관미성은 교동도다

국화저수지를 끼고 읍내로 들어서자 강화산성의 4대문중 사적 제132호인 서문인 첨화루(瞻華樓)가 시야에 들어왔다. 숙종 37년(1711)에 강화유수 민진원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현판 글씨도 그가 썼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누상에 오르면 읍내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서문은 주변이 잘 정돈되어 다른 곳보다 한가롭게 보였다. 1977년 현재의 모습으로 개축되었는데 옛돌과 섞여있는 기계로 다듬은 흰빛깔의 화강석의 이물스런 느낌을 담쟁이가 가려주고 있었다. 돌도 세월의 이끼를 뒤집어써야 눈맛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길건너는 소나무가 빙둘러 서있는 가운데 ‘연무당 옛터’라고 음각된 흰 대리석이 서있다. 원래는 강화부 군사의 훈련장이었는데 일제강점 36년의 치욕의 시발점 강화도조약 - 고종 ..

700년간 강화는 제2의 수도였다

책이름 : 700년간 강화는 제2의 수도였다 지은이 : 이재광, 김태윤 펴낸곳 : 중앙일보사시사미디어 불온면, 금원리, 이섭성, 소도, 다리미``````. 책을 잡다 내 눈에 잡힌 잘못된 이름들이다. 이섭성은 갑곳돈대 안의 정자인 이섭정의 오기(誤記)다. 그리고는 하나같이 지명이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가 갸웃거린다. 이 책은 '잊혀진 역사이야기'라는 스토리텔링 기법의 강화도 역사 기행문인데, 고유명사인 지명에 오기가 부지기수로 나타난다. 출판사의 실수인가. 아니면 저자의 안일함인가. 이 책이 자랑하고 있듯이 이 땅의 인구 중 절반이 집결된 수도권의 유일한 미개발 지역. 산과 강, 바다와 갯벌을 볼 수 있는 환경과 생태가 살아있는 땅을 찾는 답사객들의 손에 쥐어질 책의 성격상 무책임의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