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지은이 : 김민정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활자중독자로 나의 주변에 항상 두 권의 책이 대기했다. 부피가 있고 행간을 짚어가는 책은 여유로운 시간에 독서대에 올렸다. 가벼운 에세이와 시집은 자투리 시간에 잡을 요량으로 휴대했다. 가벼운 시집이니만치 한 손으로 시집을 펼쳐들면 앞을 지나는 이는 자연히 표제에 눈이 갈 것이다. 상대방과 민망한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히는 난감을 피하기 위해 나는 시집을 독서대에 올렸다. 시인의 말에 따르자면 나의 머릿속은 ‘그것’이 가득 찼다. 더군다나 차례를 훑어보니 「서둘러서 서툰 거야 서툴러서 서두른 게 아니고」, 「잘 줄은 알고 할 줄은 모르는 어떤 여자에 이르러」가 유독 눈에 띄었다. 나는 표제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