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지은이 : 김민정
펴낸곳 : 문학동네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열림원, 2005)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문학과지성사, 2009)
『아름답고 쓸모없기를』(문학동네, 2016)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은 부 구분 없이 33편이 실렸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언어로 건강한 에로티시즘을 표출하는 시집은 표지가 핑크색이었다. 어떤 독자들은 시가 야하다고 평가할지 모르겠다. 6연으로 쓰인 「시인의 말」의 5·6연이다.
세 번째이고 / 서른 세편의 시.
삼은 삼삼하니까.
‘2000년대 중반을 지나고 있다. 김민정, 김언, 김행숙, 황병승 등 몇몇 젊은 시인들의 시가 너무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이고 난해하다고 비판받고 있다.’(함기석의 시산문집 『고독한 대화』, 138쪽에서) 나는 책 두 권을 동시에 잡았다. 부피가 있거나 내용이 딱딱한 책은 쉬는 날이나 밤에 독서대에 올려놓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정독했다. 부피가 얇은 시집이나 읽기 편한 글 모음집은 휴대하고 다니며 소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펼쳤다. 독서대에 올려 진 책은 『고독한 대화』였고, 손에 들려진 시집은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이었다. 그동안 나는 난해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세 권의 시집을 낸 김민정 시인의 시집 두 권을 잡았다. 시인은 함민복 시인과 공저로 『문재인 스토리』를 엮었다. 발문을 쓴 이원 시인이 말했듯이 ‘돌려 말하기는 꿈에서도 하지 않는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찾아 읽는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문화와 예술을 존중까지는 아니어도 이해한다는 뜻으로 생각했어요. ‘부자 되세요’를 외치는 사람보다, 머리 손질에 몇 시간씩 쓰는 사람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내가 편하고 나라가 편해지는 거 아니겠어요?”
정직하게 말하는 시인의 시집을 잡지 않으면 도대체 어떤 책을 잡아야할까. 따끈따끈한 시집을 손에 넣고 게으르기 그지없는 나는 이제 시집을 펼쳤다. 거침없는 시어의 전개와 파천황적 상상력과 정면돌파의 음담은 여전했다. 절기를 소재로 삼은 시들이 곧잘 눈에 뜨였다. 춘분-곡우-임하-망종-하지-소서-대서-복(초복·중복·말복)-입추-상강-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