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이 5

바다맛 기행 2

책이름 : 바다맛 기행 2 지은이 : 김준 펴낸곳 : 자연과생태 해양학자 김준이 〈자연과생태〉에서 펴낸 『바다맛 기행』 시리즈가 책장에서 사이좋게 어깨를 겨누고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맛의 문화사’라는 부제를 단 세 권의 책은 바다 문화사였다. 1권이 밥상에서 마주 대하는 바다 생물의 이야기라면, 2권은 더욱 다채로워진 바다맛의 향연을 담았다. 3권은 바다생물, 어민의 삶, 바다맛의 기원이 되는 바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삼치 / 고등어 / 갈치 / 대하 / 꽁치 / 꽃게 / 개불 / 망둑어 / 도루묵 / 꼬막 / 도치 / 방어 / 간재미 / 대게 / 홍합 / 새조개 / 도다리 / 조기 / 강달이 / 뱀장어 / 자리돔 / 농어 / 갑오징어 / 우뭇가사리·불등가사리·참풀가사리 / 갯장어 / 우럭..

섬들이 몸살을 앓다.

해운사는 추석연휴 열흘 동안 배를 늘렸습니다. ‘특송 기간 일반 승객 요금 할증 10%’를 굵은 고딕체로 써넣은 안내문을 외포리와 주문도, 볼음도 매표소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였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침 7시 30분에 외포리를 출항하여 9시 30분에 주문도에 닿고, 10시에 떠났던 삼보2호가 주문도에서 오후 3시에 출항합니다. 석모대교의 개통으로 노선을 잃은 삼보2호가 낯선 주문도 앞바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위 이미지는 추석연휴 첫날인 9월 30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경 주문도 선창입니다. 조금 물때인 두 물로 쓸거나 미는 물이 잔잔하여 바다가 파랗습니다. 9시 30분 주문도에 도착한 삼보2호가 오후 3시 출항을 기다리며 아차도 앞바다에 정박하였습니다. 뱃머리가 아차도 마을을 ..

까마귀 이제 바다를 넘보다.

“이만하게 자랐겠는 걸.” 어머니가 큰 호박을 움켜잡는 손짓을 하셨습니다. 저녁산책이었습니다. 무려 5개월 만에 녀석을 다시 만났습니다. 4월 중순 대빈창 제방길이 바위벼랑에 막힌 외진 곳. 어머니는 녀석이 발붐발붐 집을 나왔다가 길을 잃어 돌아가지 못했다고 쯧쯧 혀를 차셨습니다. 대빈창 제방길을 가파른 산비탈이 바투 따라가다 바위벼랑이 한굽이 바다를 막아섭니다. 제방과 이어지는 산자락은 온통 아카시나무가 뒤덮었습니다. 아카시와 참나무, 칡과 머루, 키 작은 관목과 사람 키를 웃자란 들풀로 신록이 울창한 산속으로 녀석이 몸을 숨겼습니다. 안경을 쓴 것처럼 눈가에만 둥그렇게 검은 무늬가 박힌 흰 토끼는 덩치가 그대로였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녀석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토진아!” 하지만 녀석은 들은체만체 ..

저 스티로폼 박스가 궁금하다.

기온이 내려가며 갯벌에 죽쎄기가 보입니다. 죽쎄기는 갯벌에 앉은 얼음장을 말하는 섬 방언입니다. 물이 들면서 백사장을 어루만지는 물살에 살얼음이 돋고, 물이 빠지면 갯벌에 하얀 성에가 내려앉습니다. 날이 차지면 죽쎄기가 덩치를 키웁니다. 대빈창 해변 물놀이 터의 안전선이 찬바람과 얼음 같은 바닷물에 출렁거립니다. 시간이 갈수록 물드는 높이가 낮아집니다. 년중 유두사리와 백중사리에 물이 많이 밀었다가 차츰 줄어듭니다. 두달 전 해변 제방 언저리에 밀려 온 스티로폼 박스입니다. 사각형 박스 뚜껑에 네모 난 구멍을 뚫었습니다. 동여 맨 노끈은 어깨에 걸쳤을 나뭇가지에 매였습니다. 도대체 저 스티로폼 박스의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올 겨울은 굴 흉년입니다. 기온 탓인지 굴이 제대로 여물지 못했습니다. 굴 ..

김준의 갯벌 이야기

책이름 : 김준의 갯벌 이야기 지은이 : 김준 펴낸곳 : 이후 이 책은 ‘갯벌문화보고서’면서 ‘갯벌백과사전’으로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1부 갯벌, 생명, 그리고 문화는 갯벌의 형성과 생태계적 소중함을. 2부 갯벌에서 만나는 진수성찬은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소개하고, 봄 - 숭어회와 어란, 알 밴 쭈꾸미, 신안 병어, 영광 칠산 바다 조기, 강화도 밴댕이, 바지락, 주문진 문어. 여름 - 임자도 타리민어, 보양식 짱뚱이, 제주 자리돔. 가을 - 전어, 망둑어, 세발낙지. 겨울 - 흑산 홍어, 남해도 지족해협 개불, 계화도 백합죽, 벌교 꼬막, 장흥 매생이, 굴. 3부는 갯벌에 기댄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4부 칠게, 두발을 들다는 사라져가는 갯벌의 안타까운 현실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5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