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5

너의 하늘을 보아

책이름 : 너의 하늘을 보아 지은이 : 박노해 펴낸곳 : 느린걸음 『노동의 새벽』(개정판, 2014)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2010) / 『너의 하늘을 보아』(2022) 내 방 책장에서 어깨를 겨누고 있는 시인・노동운동가・혁명가 박노해(朴勞解, 1957- )의 시집이다. 그의 나이 스물일곱 살, ‘얼굴 없는 시인’의 『노동의 새벽』(1984)이 나왔다. 19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년 체포・고문・구금되어 사형을 구형받았다. 1998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후 생명・평화・나눔을 기치로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를 설립했다. 2003년부터 전 세계 분쟁 지역과 가난의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며 시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 시인은 출옥 12년 만에 펴낸 304편이 실린..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책이름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지은이 : 박노해펴낸곳 : 느린걸음 2019. 6. 18. 박노해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책씻이했다. 「고모님의 치부책」(500 - 503쪽) 전문을 올렸다. 두터운 시집에서 나에게 가장 감동적인 시편이었다. 가난으로 가족이 뿔뿔이 헤어진 어린 시인을 살붙이처럼 감싸고, 수배중의 시인이 행여 밤중에 찾아올까 대문을 열어놓고 풀 먹인 이불을 깔아놓은 조그만 몸피의 고모. 무덤에 누운 고모를 시인은 뒤늦게 찾아갔고, 고모님의 치부책에 적힌 이웃에 진 품을 갚아 드렸다.박노해(朴勞解, 1957- )는 시인・노동운동가・혁명가다. 1980년대 ‘얼굴 없는 시인’은 노동문학의 상징이었다. 그의 27세 ,『노동의 새벽』(1984)은 전두환 정권의 발악적 금서 조치에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책이름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지은이 : 박노해 펴낸곳 : 느린걸음 고모님이 돌아가셨다 전쟁의 레바논에서 임종도 전해 듣지 못하고 나는 뒤늦게 전라선 열차를 타고 다시 순천에서 동강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붉은 황토 길을 걸어 고모님을 찾아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공장으로 떠난 뒤 너무 힘들고 외로운 날이면 타박타박 삼십 리 길을 걸어 찾아가던 고모 집 밭일을 마친 고모님은 어린 나를 와락 끌어안고 눈물바람으로 밥을 짓고 물을 데워 몸을 씻기고 재봉틀을 돌려 새 옷을 지어 입히고 이른 아침 학교 가는 나를 따라나와 까만 점이 될 때까지 손을 흔들고 계셨지 경주 교도소 접견창구에서 20년 만에 재회한 나를 투명창 너머에서 쓸어 만지며 수배 길에 행여나 찾아들까 싶어서 밤마다 대문을 열어놓고..

빈자의 미학

책이름 : 빈자의 미학지은이 : 승효상펴낸곳 : 느린걸음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컬처그라퍼, 2012)『건축, 사유의 기호』(돌베개, 2004)『빈자의 미학』(느린 걸음, 2016 개정판)『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 2016)   책장에서 어깨를 겯은 건축가 승효상의 책들로 초판 출간년도와 내 손에 펼쳐진 그리고 펼쳐질 순서다. 작년에 나온 책 한 권이 나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흡족했다. 건축가는 문필가로 이름이 높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이렇게 말했다. “정확히 말해서 그는 글재주가 아니라 건축을 보는 안목이 높은 것이다. 그의 건축 이야기는 언제나 인문정신의 핵심에 도달해 있고 승효상은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는다”라고.책은 유홍준의 집 수..

노동의 새벽

책이름 :노동의 새벽지은이 : 박노해펴낸곳 : 느린걸음 아! 어느새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89년 나는 안산으로 향했다. 고잔동 빌라 지하방에 간단한 이삿짐꾸러미를 내렸다. 이부자리를 펼치자 몇 권의 책이 방바닥에 쏟아졌다. 『풀빛판화시선5 - 노동의 새벽』 남색표지에 민중판화가 故 오윤의 그림이 장식됐다. 선 굵은 목판화로 새긴 고뇌하는 노동자의 얼굴이었다. 마지막 학기가 끝나가던 그해 겨울 나는 공단 화공약품 공장에 발을 들였다. 그렇게 공장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오늘도 공단거리 찾아 헤맨다마는 / 검붉은 노을이 서울 하늘 뒤덮을 때까지 / 찾아 헤맨다마는 / 없구나 없구나 / 스물일곱 이 한목숨 / 밥 벌 자리 하나 없구나토큰 한 개 달랑, 포장마차 막소주잔에 가슴 적시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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