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안나 카레니나

대빈창 2017. 1. 31. 05:49

 

 

책이름 : 안나 카레니나 1·2·3

지은이 : 톨스토이

옮긴이 : 연진희

펴낸곳 : 민음사

 

표지 그림의 아름다운 여인이 고혹적인 눈빛으로 독자의 시선을 받았다. ‘짙은 속눈썹 때문에 검게 보이는 그녀의 빛나는 회색 눈동자가 다정한 빛을 띠며’(1권, 137쪽) 브론스키가 페테르부르크 철로 역에서 처음 마주친 안나 카레니나의 첫 인상에 대한 소묘다. 이반 크람스코이의 『미지의 여인』(1883)은 『안나 카레니나』의 주인공이 모델이라는 설이 있다.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민음사 간 세계문학전집 154·155·156 세 권의 4부 12편으로 구성된 반면, 『안나 카레니나』는 세계문학전집 219·220·221 세 권으로 8부 239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소설은 무려 1769쪽이나 되었고, 등장인물은 150여명에 달했다. 작년과 올해 연초. 나는 두 작품에 마음먹고 매달렸다. 도스또옙스끼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과 똘스또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전자에 손을 들겠다. 엥겔스F. Engles의 ‘리얼리즘의 승리’ 때문인 지, '카라마조프적 기질' 때문인지 나는 모르겠다.

‘러시아 소설의 놀라운 점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생기 있는 문학 형식을 이룬다. 또스또옙스끼의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과 똘스또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유럽 자연주의의 정상을 이룬다. 심리소설은 도스또옙스끼와 똘스또이에 이르러 완전한 성숙기에 들어간다.’ 아르놀트 하우저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양대 산맥을 이룬 소설가와 작품에 대한 평가였다.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5부 20장은 유일하게 「죽음」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레빈의 친형 니콜라이가 폐결핵으로 죽음을 맞는 장이다. “노동자와 농민이 더 많은 노동을 할수록, 상인과 지주만 부유해지고 노동자와 농민은 늘 노동하는 가축이 되고 마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졌어. 이제 이런 질서를 바꾸어야 해.”(1권, 196쪽) 형은 코뮤니스트였다. 농촌에서 농민과 토지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 속 레빈은 작가 자신의 모습이 가장 많이 반영된 인물이다. 자칭 얼치기 생태주의자인 나에게 톨스토이는 소설가보다 도덕적 필연성과 합리적 기독교 윤리의 농민적 무정부주의로 대변되는 사상가였다. 신비주의와 금욕주의의 톨스토이즘은 지금도 헌신적인 추종자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19세기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예술가 톨스토이가 남긴 최고의 리얼리즘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위선·질투·신념·욕망·사랑·결혼·계급·종교 등 19세기 후반 역사적 과도기에 놓인 러시아 사회를 완벽하게 묘사했다. 『톱 텐』(The Top 10, 2007)은 유명 작가 125명에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문학작품 10권의 설문을 받아 순위를 정리한 책이다. 레프 톨스토이(1828 ~ 1910)의 『안나 카레니나』는 1위에, 『전쟁과 평화』가 3위에 올랐다. 톨스토이는 인류 역사상 존경과 찬사를 가장 많이 받는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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