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짚 한오라기의 혁명

대빈창 2017. 2. 16. 07:00

 

 

책이름 : 짚 한오라기의 혁명

지은이 : 후쿠오카 마사노부

옮긴이 : 최성현

펴낸곳 : 녹색평론사

 

저서 -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 / 좁쌀 한 알 / 산에서 살다 / 시코쿠를 걷다 /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

역서 - 신비한 밭에 서서 / 여기 사는 즐거움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사과가 가르쳐 준 것 / 풀들의 전략

 

가장 온유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옮긴이의 책들이 책장에 어깨를 겯고 있다. 동양철학을 연구하던 역자는 한 권의 책을 만나 1988년 3월 충북 제천 산속으로 귀농했다. 한 권의 책은 자연농법의 창시자, 현대의 노자, 농업혁명 실천가 후쿠오카 마사노부(福岡正信 1913 ~ 2008)의 『짚 한오라기의 혁명』이었다. 나는 최성현이 쓰거나 옮긴 책들을 대부분 잡았다. 아쉬운 것은 초창기 두 권의 책이 품절되어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생명의 농업 - 자연농법을 통한 대자연으로의 회귀 』(정신세계사, 1998)와  『짚 한오라기의 혁명 - 자연농, 자연식, 자연인 』(한살림, 1999) 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아니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정기구독하는 녹색평론에서 오래 죽어있던 책을 2011년에 살려냈다. 책을 손에 넣은 지 5년이 지나서 아꼈던 사탕을 입안에 넣는 아이의 심정으로 책갈피를 펼쳤다.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 4대원칙이다.

 

① 땅을 갈지 않는 것(無耕耘)입니다.

② 비료를 쓰지 않는 것(無肥料)입니다.

③ 농약을 쓰지 않는 것(無農藥)입니다.

④ 제초를 하지 않는 것(無除草)입니다.

 

세관 식물검사과의 연구원이었던 젊은 시절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어느 날 불현 듯 “인간은 아무것도 모른다. 물질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 어떤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무익하여 쓸데없고 헛된 것이다.”(12쪽) “세상의 모든 일은 무가치하고 무의미하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쓸데없는 일일 뿐이다. 일체의 것이 무(無)로 돌아간다.”(21쪽)라는 통찰에 다다랐다. 이후 그는 자신의 삶을 통찰을 실현하는데 바쳤다. 나이 서른다섯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부가 되어 자연농법을 실천에 옮겼다. 최고의 귀농 바이블 『짚 한오라기의 혁명』을 번역한 옮긴이는 책을 만난 지 30년째 자급농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향 강원 홍천 남면에서 자연농 배움터 〈지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자급농부는 지구의 앞날을 이렇게 우려했다.

 

“지구에서 보면 인류는 큰 벌레다. 무서운 속도로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경악스러운 속도로 지구를 먹어치우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 탈이 날게 분명하다. 자연농법은 현재까지 인류가 찾아 낸 가장 지구에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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