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조개골과 대빈창은 닮았다.

대빈창 2017. 5. 26. 07:00

 

 

 

주문도는 서도에서 가장 높은 봉구산이 섬 중앙에 자리 잡았습니다. 볼음도는 높지않은 구릉들이 섬을 에워쌓았습니다. 지형이 주문도는 남성을, 볼음도는 여성이 떠올려집니다. 주문도의 대빈창은 바다를 향해 툭 터진 반면 볼음도의 조개골 해변은 E자 형국으로 북유럽의 피요르드를 닮았습니다. 두 섬은 다행히 대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볼음도저수지 제방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4호로 수령이 800여년이나 되었습니다. 주문도의 서도중앙교회는 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4호로 100년 전 한옥양식으로 지어진 기독교 초창기 건축물입니다.

이미지는 황해(黃海)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바닷물이 코발트색입니다. 분명 물때가 조금입니다. 주문도 대빈창과 볼음도 조개골 해변은 서향으로 앉았습니다. 강화도에 딸린 섬들은 백사장이 보기 힘든데 유달리 대빈창과 조개골에 흰모래가 쌓였습니다. 대빈창과 조개골 해변은 오래전 방풍림으로 조성한 해송 숲이 일품입니다. 자연을 벗 삼으려 섬을 찾는 이들은 솔숲에 텐트를 치고 밤의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빛 공해와 소음에 시달리는 도시인들이 천혜의 낭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 해변은 날이 갈수록 자갈과 갯벌이 드러나 초췌한 몰골입니다. 가난한 시절의 제방 축조로 큰 너울이 밀려들어 쌓인 모래를 바다로 끌고 나갑니다.

볼음도 조개골 해변은 주문도 대빈창 해변이라 강변해도 눈 어두운 이는 곧이들을 정도로 흡사합니다. 대빈창과 조개골 해변은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서해가 형성되기 전 강화도의 섬들은 모두 하나의 산줄기였습니다. 황하(黃河)의 황토로 바닷물이 항상 누렇게 흐려 있어 황해라고도 부르는 서해는 중국대륙과 연결된 평탄지형이었습니다. 신생대 제4기 최후 빙하기 때 해수면은 현재보다 100m이상 낮았습니다. 해빙기가 도래하면서 차츰 해수면이 높아져 바다가 되었습니다. 삼산면의 석모도, 미법도, 서검도와 서도의 말도, 볼음도, 아차도, 주문도 그리고 수많은 무인도들은 같은 산줄기로 한남정맥의 봉우리였습니다. 빙하가 녹으며 골짜기는 바닷물에 잠기고, 높은 봉우리와 능선만 물 위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서해의 섬들은 먼 옛날 평탄 지형에 돌출된 산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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