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미국의 한반도 개입에 대한 성찰
지은이 : 장순
옮긴이 : 전승희
펴낸곳 : 후마니타스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힘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의 제국주의 정복은 미국 건국 과정의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와 적에 대한 비인간화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은 군사·정치·경제적 우세를 바탕으로 미국의 헤게모니 하에서 세계를 재조직했다. 미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세계’는 수백만에 이르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체계적인 학살에서 시작되었다. 미국 자본주의는 아메리카 대륙의 토지 수용과 수백만의 잔혹한 흑인 노예를 토대로 한 약자에 대한 끔직한 착취·수탈의 경제였다. 백인 우월성 신화를 끊임없이 재생산한 앵글로 색슨의 인종주의적 침략성은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하고 태평양 건너로 발을 뻗쳤다. 필리핀·인도네시아 주민 대량학살, 2차 대전의 무자비한 민간인 공습,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의 파괴와 학살 등.
1941년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미태평양함대 기습작전을 백악관은 암호해독으로 미리 알고 있었다. 미정부는 전쟁개입을 꺼리던 국내의 고립주의 여론 호도를 위해 일본 침공을 유도했다. 2차 대전이 끝나자 세계질서는 미국 - 소련간의 생사를 건 경쟁으로 치달은 냉전의 시작이었다. 미국은 전범국가인 독일을 유럽의 속주 총독국으로, 일본을 동아시아 속주 총독국으로 결정했다. 미국을 지배의 중심에 놓고 전 세계를 통일 시키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패권확립을 위한 기도였다. 나의 시선은 전쟁과 독재로 점철된 한국현대사와 미국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한국전쟁 직전 남한은 북한에 비해 무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백악관은 한국을 미국 방위선에서 빼버린 ‘딘 애치슨 라인’을 발표했다.
표지사진이 상징적이었다. 한국에 진주한 미군은 1945년 9월 9일 서울 조선총독부에서 아베 총독과 항복 조인식을 가진 뒤, 일장기를 내리고 성조기를 게양했다. 1945년 9월 12일, 아리볼트 V. 아놀드 소장이 아베를 대체해 총독이 되었다. 3년간 미군정의 시작이었다. 친일파가 다시 권력을 잡은 극악무도한 한반도 현대사의 시작이었다. 36년간 일제의 전제적 통치의 억압과 착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치 미군정 3년은 가혹했다. 미군정과 한국의 꼭두각시들은 10만명 이상의 자유전사들을 죽여 민중운동의 근간을 파괴했다. 이것이 한국전쟁의 서막이었다. 한국전쟁은 460만명의 한국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였다. 한국인 전체 인구의 20퍼센트가 죽었다. 그중 3백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북에 살았다. 당시 북한 인구는 9백만명이었다.
한국에서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은 미국을 '선(?)의 화신'으로 믿었다. 박근혜 탄핵반대를 외치는 태극기 집회는 성조기 물결이었다. 미국이 제3세계에 강제로 세운 정권은 미국의 통제를 받는 무자비한 군사독재였거나 민간독재였다. 이 땅의 5·16 쿠데타와 12·12 사태, 광주민중항쟁 개입 등 한국에 대한 혈맹국가(?) 미국의 대우였다. 평화·인권(?) 대통령 카터는 1980년 4천9백 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살의 원흉 잔혹한 독재자 전두환의 행위를 승인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일관된 제국주의 전략은 남북 분단을 패권 유지의 도구로 활용했다.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보호협정의 체결, 한국을 하부체계로 묶는 미일군사동맹의 강화였다. 한국의 보수우파를 자처하는 세력은 masochist(피학대음란증환자)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