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대빈창 2018. 6. 27. 07:00

 

 

책이름 :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지은이 : 이성복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오시쁘 만젤쉬땀 / 샤를르 보들레르 / 로버트 프로스트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에즈라 파운드 / 파블로 네루다 / 에밀리 디킨슨 / 파울 첼란 / 세르게이 예세닌 / 르네 샤르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자크 프레베르 / 폴 엘뤼아르 / 프란츠 카프카 / 폴 발레리 / 딜런 토마스 / 에드몽 자베스 / 고트프리트 벤 / 스테판 말라르메 / 프랑수아 비용 / 아르튀르 랭보 / D. H. 로렌스

 

시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인용된 외국시의 시인 24인이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은 특이한 시집이었다. 우리말로 번역된 외국 시인들의 시를 감상하고, 그 독서를 매개로 펼쳐 나간 시적 사유의 편린들이 100편의 산문시로 묶였다. 시는 시인이 붙인 제목과 짤막하게 인용된 외국 시들의 시구, 그리고 시인의 산문시로 구성되었다. 표제시는 파블로 네루다의 「遊星」 두 연이 인용되었다.

 

달에는 물로 된 돌이 있는가? / 금으로 된 물이 있는가?

 

책읽기에서 시를 등한시했던, 더군다나 외국 시에 문외한이었던 나의 눈에 익숙한 시는 고작 두 편이었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시가 / 날 찾아왔다. 난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 파블로 네루다, 「시」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의 어머니」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의 초판본은 2003년 《열림원》에서 나왔다. 정확히 10년 만에 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R1〉으로  다시 선보였다. 해설은 심재중(불문학자)의 「깊은 오후의 열망」이다. 산문시는 시인의 작고 남루한 일상에서 건저올린 단상들이었다. 「시인의 말」에서 시집을 꾸민 연유를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가 지나친 갈망과 절망으로 울컥거리기만 할 때, 평소에 좋아하던 다른 나라 시에 말 붙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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