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시인의 오지 기행-고요로 들다
지은이 : 이문재외 22인
펴낸곳 : 문학세계사
경기·인천: 굴업도(이기와), 세어도(김산), 파주 민통선(최창균)
강원: 홍천 살둔(박후기), 치악산 금대계곡(이윤학), 정선 단임골(이문재), 정선 임계(유영금), 정선 제장마을(전윤호), 강릉 교산(박용하)
충청: 대청호 법수리(김상미), 괴산 중말(한우진)
경상: 통영 두미도(이종만), 청송 주산지(조은), 거제 공고지(이진우), 거창 신원(유홍준), 포항 상옥·하옥마을(고영민), 거제 대포마을(김은정)
전라: 신안 가거도·만재도(손택수), 부안 식도(우대식), 부안 대소마을(고영), 지리산 와운마을(이원규), 담양 용대리(김규성)
제주: 입석동(이대흠)
책은 시전문 계간지 『시인세계』에 2006년 겨울부터 2012년 여름까지 연재되었던 「시인의 오지기행」을 단행본으로 묶은 여행 에세이면서 오지 안내서였다. 23명의 시인들은 민통선에서 제주도까지 카메라를 직접 들이대며 발품을 팔았다. 2층 귀틀집 살둔산장, 화전민이 살았던 마을 지라치, 세계여행을 꿈 꿔 탈북한 귀순 북한용사, 석이암산자락 너와집, 선단여의 슬픈 전설, 중산간마을 5·16도로, 흰 동백꽃나무, 천연기념물 제424호 지리산 천년송, 미암 유희춘(1513-1577)의 친필 일기, 천연기념물 제382호 오가리 느티나무, 미선나무 자생 군락지, 인적 없는 민통선내 허준의 묘는 시인들이 오지를 찾으면서 만난 덤이었다.
오지로 향한 시인들이 길 위에서 쓴 시편들은 여행시 모음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시인들은 제 각각의 시문(詩文)으로 여행의 사색을 담아냈다. 각 꼭지 말미에 시인들의 경험에서 우러난 교통편, 숙박, 맛집 안내 등 오지 기행 Tip이 실려 독자를 유혹했다. 책은 2012년 초여름에 출간되었다.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개발지상주의가 전 세계에서 으뜸인 이 땅은 천지개벽할 시간으로 충분했다. 외딴 섬마을의 폐교를 돈 많은 서울 사람들이 무작위로 마구 사들였다. 첩첩산중 강원 화전민이 일구던 밭떼기도 오래전에 개발업자의 손에 넘어갔다.
시인 박후기는 첫 글로 강원 홍천의 내린천 상류에 있는 살둔을 찾았다. 그리고 오지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물리적인 거리, 혹은 도달 시간만을 두고 말한다면 더 이상 ‘오지’는 없다.(······)마음에서 잊힌 곳을 찾아간다고 했을때, 오지라는 말은 비로소 원래의 의미를 되찾게 되는 것이다.”(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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