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꽁치
지은이 : 강우식
펴낸곳 : 시인동네
가지볶음 / 감자전 / 곶감 / 김장김치 / 말린 버섯 / 모차렐라 피자 / 냉이 / 무채국 / 묵은지 / 산삼주 / 시금치 / 아삭이고추 / 오이 / 우동 / 초코파이 / 콩국수 / 팥죽 / 가리비 / 고등어머리구이 / 개복치 / 김국 / 전어구이 / 꽁치젓갈 / 꾹저구탕 / 낙지탕탕 / 다시마튀김 / 도다리쑥국 / 명태 / 해물파전 / 물미역 / 백합 / 밴댕이무침 / 붕어찜 / 청어구이 / 연어대가리 / 이면수구이 / 졸복국 / 돼지고기야채볶음 / 고량주 / 국화빵 / 막걸리 / 꼬리곰탕 / 꿩만둣국 / 닭백숙 / 매미볶음 / 보신탕 / 멸치꽈리고추볶음 / 양꼬치구이 / 양두(羊頭) / 전갈튀김 / 참새구이 / 아프리카 야생동물 고기 / 포도
시편에 등장하는 먹을거리, 식재료, 식품, 술 그리고 외국여행에서 만난 몬도가네식 음식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는 미안했다. 시인은 ‘자신만의 빛깔과 깊이로 현대 시사의 한 축을 끌고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41년 강원 주문진 출생으로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력이 무려 반세기가 넘어섰다. 신간 시집을 검색하다 생경한 시인의 ‘음식시집’을 가트에 넣었다.
시집은 온전히 음식과 맛에 대한 시편으로 엮었다. 시편은 첫 시, 본문은 3부에 나뉘어 83편, 끝 시 모두 85편이 실렸고, 산문 1편 「여적(餘滴) - 맛」이 대미를 장식했다. 여기서 여적(餘滴)은 글, 그림을 다 쓰거나 그린 후에 남은 먹물이란 뜻으로 어떤 정식 기록에서 빠진 글을 가리켰다. “음식에는 반드시 호사나 사치보다 예와 절도가 따라야 한다. 식도락이란 무엇일까. 음식을 음식답게 대접하고 즐기는 일이다.”(183쪽) 시인은 음식과 맛에 게걸들린 현대인의 탐욕과 집착에 경종을 울렸다. 오직 최상의 맛 자체가 궁극이 되는 요즘 세태의 부끄러운 풍속을 꾸짖는 노시인의 일갈을 詩의 여백에서 읽었다. 표제시 「꽁치」(72 ~ 73쪽)의 마지막 연이다.
우리 모두 한때는 / 산란기의 꽁치떼처럼 사랑에 눈이 멀어 / 죽어도 좋아 / 온몸을 내던졌던 / 그러면서도 꽃바람 속의 홍도를 닮은 / 푸르른 등을 가진 /어물들이 아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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