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메고 길나서다

울릉도-독도를 다녀오다 - 3

대빈창 2018. 10. 17. 07:00

 

 

B코스의 마지막은 내수전 전망대였다. 울릉도는 가는 곳마다 전망대가 설치되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일출과 일몰이 수려했다. ‘내수전’이라는 명칭은 개척민 김내수 씨가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는데서 연유했다. 해발 440m의 산정 전망대를 오르는 등산로는 동백과 마가목이 터널을 이루었다. 한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죽도가 코앞에 내려다 보였다. 울릉도를 빙 둘러싼 기괴한 형상의 바위들은 태평양의 푸른 물을 밀치고 태초에 화산섬이 솟아오를 때 튄 마그마덩어리였을 것이다.

저동항에서 12시 20분. 400여명의 인원을 태운 Sea Star 5호가 독도 관광에 나섰다. 13시 55분 독도에 접안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된 섬이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km 지점에 있고, 총면적은 0.188㎢, 총둘레는 5.4㎞이다. 높이는 동도(東島)가 98.6m, 서도(西島)는 168.5m 이다. 주변에 89개의 부속 섬과 암초가 펼쳐졌다. 독도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두 개의 작은 배처럼 보이지만, 2,000m의 높이를 자랑하는 거대한 화산체 중 머리를 물 밖으로 내민 극히 일부분이었다. 폭 좁은 접안시설에 밀려든 400명의 인파로 독도가 신열을 앓았다. 가이드한테 물으니 여객선이 하루 3대까지 독도 관광에 나선다고 했다. 무려 1,200여명이었다. 관광이랄 수도 없는 20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 국토 막내에 자신의 발자국을 찍었다는 자기만족에 다름아니었다. 36년간 일본 제국주의 총칼아래 신음하던 뼈아픈 과거가 투영된 관광 상품이었다. 관광객들의 손에 하나같이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이른 저녁은 오징어내장탕을 먹었다. 객창감을 달래는데 술이 빠질 수 없다. 도동항 해안산책로 절벽아래 간이 포장마차가 반가웠다. 주먹만한 자연산 홍합탕과 멍게회가 들뜬 여행자의 폭탄주 안주였다. 몇 길 바다 속이 투명한 유리처럼 그대로 보였다. 숙소로 돌아오며 회 센터에 들러 오징어회를 떠 왔다. 내가 사는 주문도는 플라스틱 공해로 몸살을 앓았다. 울릉도·독도 해변은 쓰레기 하나 볼 수 없었다. 먼 바다이기 때문일까. 이미지는 독도 주변 부속 섬들이다. 내가 사는 섬에서 여로 불렀다. 물이 밀면 보이지않고 물이 썰면 드러나는 물속 바위를 가리켰다. 서해의 간조차는 엄청났다. 동해의 물높이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서해가 접시에 담긴 물이라면 동해는 깊은 항아리에 담긴 물이었다. 달의 인력에 그만큼 휘둘리지 않았다.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북상하고 있었다. 새벽 3시경. 동해 먼 섬에 빗줄기가 퍼부었다. 섬 일주 해상 유람선관광은 취소되었다. 찬 빗줄기를 맞으며 아침 9시, 강릉행 Sea Star 11호에 몸을 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울릉도를 찾는 길보다 더 멀었다. 셔틀버스로 영등포로 이동했다. 88번버스로 강화읍에 도착했다. 주문도행 아침배를 타기위해 택시를 타고 외포항으로 이동했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다. 콩레이는 나의 발을 이틀이나 묶어놓았다. 외포항에서 이틀밤을 자고 아침배로 주문도에 들어왔다. 10. 7. 무려 5박6일의 시간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