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모든 가능성의 거리
지은이 : 박정대
펴낸곳 : 문예중앙
2011. 5. 30. 한 시인의 시집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모든 가능성의 거리』(문예중앙)와 『삶이라는 직업』은 시인의 다섯, 여섯 번째 시집이었다. ‘한국 시의 낭만주의적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답게 4년 만에 한꺼번에 나온 두 권 시집의 낭만주의는 여전했고 매혹적이었다. 천사의 날개를 단 기타가 그려진 표지를 열었다. 「시인의 말」의 전문이다.
그녀에서 영원까지 나는 걷는다 / 나의 센티멘털, 나의 디베르티멘토!
모든 가능성의 거리에 별들이 빛난다 / 나는 저 별들로부터 얼마나 먼가
시집의 표제 『모든 가능성의 거리』가 「아자니 거리의 모든 가능성」(62 ~ 76쪽)의 한 연이었다.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는 마지막 시(215 ~ 217쪽)이기도 하다. 일곱 번째 시집 『체 게바라 만세』(212 ~ 213쪽)은 마지막에서 세 번째 시의 제목이었다. 한국시의 낭만주의적 정신을 가장 순도 높게 구현한 시인은 ‘자생적 공산주의자’, ‘자생적 감정 빨치산’, ‘극렬감정분자’를 자처하며 ‘불멸의 좌파 같은 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 시는 서정적이고 낭만적이고 이국적이고 불온했다. 심야 카페, 담배 연기, 맥주, 영화 같은 장면, 블루스, 유럽의 소도시가 빈번하게 등장했다. 시인은 혁명에 대한 무한한 꿈, 사랑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세계의 전복을 꿈꾸는 동력이라고 말했다.
시집은 3부에 나뉘어 47편이 실렸다. 시편은 1쪽부터 17쪽에 이르는 다양한 분량으로, 시집은 무려 240여 쪽에 이르렀다. 해설은 문학평론가 성기완의 「물질적 황혼 - 한 센티멘털리스트의 여행기」다. 평론가의 이력이 화려하다. 시인이면서 뮤지션으로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멤버였다. 성기완은 17년 동안 이끌었던 밴드를 2016년 탈퇴했다. 현재는 계원예술대한 융합예술과 사운드 아트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지막은 「나의 센티멘털」(21쪽)의 전문이다.
피델 카스트로보다 나는 카밀로 시엔푸에고스와 체 게바라가 좋다, 이것은 선언이 아니고 고백이다, 아니 나의 취향이다 // 내 정맥을 끊어서라도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자지도 못한 저들의 입술에 뭔가 따뜻한 것을 주고 싶다고 말하던 // 1958년 10월 3일 체의 마음에 전적으로 동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