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삶이라는 직업

대빈창 2019. 6. 17. 07:00

 

 

책이름 : 삶이라는 직업

지은이 : 박정대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마음이 급해졌다. 시단에서 ‘혁명적 낭만주의자’라 불리는 시인을 발견했다. 시인이 그동안 펴낸 8권의 시집을 시골 소읍의 유일한 서점에 주문했다. 재출간을 기다리거나, 품절이라는 딱지가 붙은 시집을 뺀 네 권의 시집을 손에 넣은 것이 재작년 초겨울이었다.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민음사, 2001) / 『모든 가능성의 거리』(문예중앙, 2011) / 『삶이라는 직업』(문학과지성사, 2011) / 『그녀에서 영원까지』(문학동네, 2016)

 

출간 순서대로 시집을 잡았다. 세 번째 시집이었다. 「언제나 무엇인가 남아 있다」(51 ~ 62쪽)의 12연은,

 

시집 제목을 체 게바라 만세로 하자고 했더니 사람들이 웃었다, 그래서 나도 웃었다

 

『체 게바라 만세』(실천문학사, 2014)는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으로 ‘일시품절’이라는 딱지에 막혀 손에 넣지 못한 시집이었다. 「짐 자무시 67 행성」이라는 같은 제목의 시가 1부와 2부에 나뉘어 두 편이 실렸다. 1부의 「짐 자무시 67 행성」(63 ~ 69쪽)의 첫 연은

 

각각의 숏들을 연결시키면 영화가 된다

 

이고, 일련번호가 붙은 연은 1 ~ 11까지이다. 2부의 「짐 자무시 67 행성」(121 ~ 138쪽)의 일련번호가 붙은 연은 12 ~ 34까지였다. 마지막 연은

 

(다음 호에 계속)

 

이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 만세』(실천문학사, 2014)의 「짐 자무시 67 행성」이라는 제목의 시는 일련번호가 35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해설은 동인(同人) 시인 강정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 게바라 만세」였다. 시집은 2부에 나뉘어 모두 45편이 실렸다. 한 쪽 분량의 시부터 3부 첫 시 「리스본 27 체 담배 사용법」은 65쪽 분량의 장시로 다양했다. 시집은 255쪽 분량으로 제법 두툼했다. 마지막은 시인이 천사로 칭하는 인물들을 나열한 시 「천사가 지나간다」(162쪽)의 전문이다.

 

가스통 바슐라르, 갓산 카나파니, 닉 케이브, 라시드 누그마노프, 마르셀 뒤샹, 미셸 우엘르베끄, 밥 딜런, 밥 말리, 백석,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빅또르 쪼이, 피에르 르베르디, 아네스 자우이, 악탄 압디칼리코프, 앤디 워홀, 에밀 쿠스트리차, 장 뤼크 고다르, 조르주 페렉, 지아 장 커, 짐 자무시, 체 게바라, 칼 마르크스, 톰 웨이츠, 트리스탕 차라, 파스칼 키냐르, 페르난두 페소아, 프랑수아즈 아르디, 프랑수아 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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