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선인들의 공부법
엮은이 : 박희병
펴낸곳 : 창작과비평사
묵은 책을 빼들었다. 1998년 1월 초판 인쇄.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책술에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현관문을 밀치고 마른걸레로 탁! 탁! 먼지를 털었다. 인천 부평역앞 한겨레문고에서 구입한 책이다. 구입날짜는 1998. 2. 12. 국문학자 박희병의 책은 오래전에 잡은 『연암을 읽는다』가 유일했다. 지역화폐 역할을 하던 상품권 발행이 중단되며 나의 읍내 서점을 향한 발걸음도 끊겼다. 도서구입비는 예전과 비슷하나 손에 넣을 책을 선별했다. 소설, 에세이 등 가벼운 읽을거리는 도서관에서 대여했다. 정치경제, 사회문화, 생태환경 분야 그리고 시집은 온라인 서적을 이용해 택배로 받았다.
사서(四書)유학(儒學) - 공자(孔子,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 / 중국(中國)성리학(性理學) - 정자(程子), 장자(張子), 주자(朱子) / 양명학(陽明學) - 왕양명(王陽明) / 조선(朝鮮)성리학(性理學) - 이황, 서경덕, 조식, 이이 / 조선(朝鮮)실학(實學) - 이익, 홍대용, 박지원, 정약용, 김정희, 최한기
책은 고전 『대학(大學)』과 『중용(中庸)』, 중국·조선의 위대한 사상가 15인의 저작과 개인문집에서 명문(名文) 377개를 가려 뽑았다. 동아시아 학문론에서 학문은 ‘공부 일반’을 가리켰다. 이는 삶의 과정 그 자체가 바로 공부의 과정으로 삶과 공부는 분리되지 않았다. 선인들의 공부는 경쟁에서 이겨 출세하고 지배하려는 공부가 아니었다. 인격을 향상시키고 세상을 밝히며 인간과 우주와 도(道)를 깨달아가는 과정이었다. 첫 문장은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책인 『논어(論語)』의 저 유명한 시작글이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뜻을 같이하는 벗이 멀리서 나를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나의 학문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글의 순서는 한국과 중국의 사상가를 시대순으로 배열했다. 각 장의 첫 머리는 인물에 대한 설명글을 달았다. 정자(程子)는 송의 성리학자 정호(程顥, 1032 - 1085), 정이(程頤, 1033 - 1107) 형제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책의 장자(張子, 1020 - 1077)는 송나라의 성리학자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요유(逍遙遊), 제물론(齊物論)의 전국시대 도가사상가 장자(莊子)가 아니었다. 마지막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 - 1805)의 문장이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앉아서 독서한다면 천하는 평화로워질것이다.
使天下之人, 安坐而讀書, 天下無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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