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西海)의 면적은 40만4,000㎢ 넓이입니다. 남북이 1,000㎞이고, 동서는 700㎞의 길이입니다. 20 ~ 80m 정도의 수심이 얕은 바다로 최대수심은 103m이고, 평균수심은 44m입니다. 황하(黃河)가 운반한 황토로 바닷물이 항상 누렇게 흐려 황해(黃海)라고 부릅니다. 신생대 제4기 최후 빙하기의 해수면은 지금보다 100m이상 낮아 중국대륙과 연결된 평탄지형이었습니다. 해빙기가 되면서 차츰 해수면이 높아져 바다가 되었습니다. 신생대 제4기는 홍적세(1만 ~ 160만 년 전)와 충적세(현재 ~ 1만 년 전)로 구분합니다. 빙하시대는 지구 전역에 걸쳐 기후가 반복적으로 변했습니다. 현재 서해의 섬들은 빙하기 때 평탄지형에 돌출된 산줄기였습니다. 바닷물이 밀려들며 삼산면의 석모도, 미법도, 서검도와 서도의 말도, 볼음도, 아차도, 주문도 그리고 수많은 무인도 가 형성되었습니다. 빙하가 녹으며 계곡과 낮은 지역은 바닷물에 잠기고, 높은 지대는 물 위에 고개를 내밀고 섬이 되었습니다.
위 이미지는 석 달 전 주문도를 출항한 삼보6호 선상에서 잡았습니다. 수평선의 섬은 서도(西島)의 9개의 무인도 중 하나인 분지도입니다. 분지도 앞바다는 주문도와 볼음도와 아차도로 둘러싸인 버뮤다(?) 삼각지대입니다. 바다에 예인선 세 대와 바지선이 떠 있습니다. 바지선 위의 기중기와 포클레인의 작업으로 바다에 황톳물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서둘러 진행된 공정은 여 폭파작업이었습니다. 여는 물이 밀면 물속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고, 물이 썰면 나타나는 바위를 가리킵니다. 여를 폭파한 돌더미를 기중기가 바지선 위로 들어 올리고, 포클레인은 바위 조각들을 한구석에 쌓았습니다.
주문도·볼음도·아차도 세 섬의 주민들은 생계 수단에 따라 여 폭파에 이해가 갈렸습니다. 배를 부리는 어부들은 극구 반대합니다. 농어나 우럭 등 육식성 어류가 살아갈 플레이스(place)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농어는 여에 부딪히는 세찬 물길을 이용해 먹이를 포식합니다. 토박이 어부의 말에 따르면 신출내기 선장이 도선(導船) 조타수를 잡았다가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서도 바다는 숨어있는 여가 많아 베테랑 선장도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두 달 여 진행된 공사로 서도 바다가 밋밋해졌습니다. 물이 썰면 물 속 여기저기 숨어있던 여가 돌출해 울퉁불퉁하던 바다가 미끈하게 변했습니다. 날이 흐려 일찌감치 어두워오면서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서둘러 낡은 등산화 끈을 조이고 저녁산책에 나섰습니다. 여를 둘러 싼 배들은 낮 동안의 그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뱃전 불빛으로 밤바다가 훤합니다. 멍텅구리 바지선에 올라 탄 기중기와 포클레인이 밤샘노동으로 몇날며칠 밤을 팰 것입니다. 서도 바다의 버뮤다해협 마의 삼각지대(?) 뱃길 주변은 여가 없는 밋밋한 바다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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