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쓸쓸한 계절

대빈창 2019. 11. 11. 05:43

 

 

 

3. 1 - 10. 31

1항차 - 주문도 출항 7:00 / 2항차 - 내가 외포항 or 화도 선수항 출항 16:10

 

11. 1 - 11. 15일경 일요일까지

1항차 - 주문도 출항 7:00 / 2항차 - 내가 외포항 or 화도 선수항 출항 15:40

 

11. 15일경 월요일부터 - 익년 2. 28(29)

1항차 - 주문도 출항 7:30 / 2항차 - 내가 외포항 or 화도 선수항 출항 15:10

 

주문도가 출항지인 삼보 12호는 년중 배시간이 세 번 변경됩니다. 카페리는 하루 두 번 강화도와 주문도를 왕복 운항합니다. 주문도와 아차도의 좁은 바다에서 정박하고 출항하는 1항차를 섬사람들은 아침배 또는 첫배라 부릅니다. 배는 아차도와 볼음도를 둘러 강화도로 향합니다. 석모도 어유정항이 뱃전에서 건너다보이면 출항한 지 1시간 지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외포항까지 40분, 선수항까지 20여분 정도 남았습니다. 출항과 기항지는 물때에 따라 외포항으로 선수항으로 수시로 바뀝니다. 밤물이 많이 밀고 낮이 긴 하절기는 두 번의 항차에서 대략 보름정도 화도 선수항에 배를 대었습니다. 낮물이 많이 밀고 낮이 짧은 동절기가 돌아오자 보통 25여일 정도 선수항에 기항합니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동지(冬至, 11. 9)의 첫배를 볼음도 선창에서 잡은 이미지입니다. 시간은 아침 7시 15분경입니다. 올해 강화도의 동지 일출 시간은 7시 7분, 일몰 시간은 5시 20분이었습니다. 아침해가 아차도의 나즈막한 산정에 올라섰습니다. 삼보12호가 주문도와 아차도의 좁은 해협을 빠져나와 볼음도와 아차도 사이 바다로 들어섰습니다. 한때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가 둥지를 틀었던 바위섬이 뱃머리에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올 들어 처음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을 가르는 삼보12호가 을씨년스럽게 보였습니다. 『볼음도의 맛』의 주인공으로 민박과 식당을 운영하는 〈섬마을〉 바깥양반이 아침배를 타러 나오며 잡은 이미지를 카톡으로 보내 주었습니다.

섬에 들어온 지 15여년이 다 되어갑니다. 강렬한 표창 같은 햇살이 정수리를 내려쪼는 계절에 주문도에 처음 발을 들였습니다. 마음속으로 한 시절 유배를 떠나왔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주말이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김포 구옥(舊屋)의 연로한 부모님을 뵈러 뭍을 밟았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을 모시고 주문도 대빈창가는 언덕집에 정착한 지 11년이 넘어섰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맘 때가 되면 가슴 한 구석을 저미는 쓸쓸함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나무들이 옷을 헐벗은 황량한 풍경은 가슴 한 구석으로 휑한 바람을 불러들였습니다. 수확이 끝난 간척지 들녘과 봉구산자락 경사진 밭이 텅 비었습니다. “가을을 탄다”고 하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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