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대빈창 2020. 1. 23. 05:51

 

 

책이름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지은이 : 빈센트 반 고흐

옮긴고 엮은이 : 신성림

펴낸곳 : 예담

 

책으로 고흐를 접한 지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서양화가 민길호의 『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학고재, 2000)은 빈센트의 삶과 작품 세계를 고흐의 영혼으로 이야기한 특이한 구성을 취했다. 반면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거처를 옮겨 다닌 시기와 지역을 7개의 장으로 나누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와, 편지에서 언급된 그림과 각 시기별 작품을 더했다.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는 무려 668통이나 되었다. 책은 형제가 주고받은 40여 통의 편지 외에 빈센트가 어머니, 동생 윌, 동료화가 레벤스, 안톤 반 라파르트, 고갱 그리고 제수씨에게 보낸 편지도 있었다.

책은 96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20만부가 넘게 팔렸다. 내가 잡은 책은 스페셜 에디션(양장 한정판)으로 표지그림은 〈쟁기로 간 들판〉65X81cm로 1888년 作이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 - 1890)의 짧은 생애는 지독한 가난과 고독 그리고 집착과 발작, 요절로 극적이고 고통스런 삶의 연속이었다. 고흐는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밀레를 롤 모델로 삼아 노동자와 농부, 광부 등 하층민의 일하는 모습과 시골 풍광을 캔버스에 담았다. 빈센트의 살아생전 팔린 유화는 단 한점이었다. 1890년 1월 18일 브뤼셀에서 20인전이 열렸다. 고흐는 유화 여섯 점을 전시했다. 안나 보흐라는 사람이 〈붉은 포도밭〉을 400프랑에 구입했다.

빈센트 반 고흐는 ‘태양의 화가, 영혼의 화가’로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었다. 책은 나에게 고흐를 ‘하늘에서 추락한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로 각인시켰다. “예절과 교양을 숭배하는 너희 신사들에게 물어보고 싶구나, 한 여자를 저버리는 일과 버림받은 여자를 돌보는 일 중 어떤 쪽이 더 교양 있고, 더 자상하고, 더 남자다운 자세냐?”(52-53쪽) 1882년 겨울, 고흐는 남자한테 버림받고 길을 헤매는 임신한 시엔을 만났다. 가난한 고흐였지만 그녀와 아이들을 추위에서 구해 주었다. 시엔은 산부인과 병원에서 다행히 아기를 낳았고, 고흐는 시엔을 모델로 삼았다. 고흐는 더 나은 시절을 꿈꾸며 그녀와 결혼을 생각했다. 그런데 신사를 자처하는 주변인들은 고흐의 이런 동정을 보고 “타락했다.”고 손가락질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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