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이 아무개의 장자 산책
지은이 : 이 아무개
펴낸곳 : 삼인
장자는 전국시대(全國時代)의 혼란기에 다른 제자백가(諸子百家)처럼 정치·사회 문제를 논하지 않고 세속을 초월한 인간 본연의 경지를 추구했다. 『莊子』는 BC 290년경의 전국시대 사상가 장주(莊周, BC365? ~ 290?)의 책이다. 내편(內編) 7, 외편(外編) 15, 잡편(雜編) 11편의 총 33편으로 구성되었다. 그 중에서 「내편(內篇)」 7편〈소요유(逍遙遊)〉, 〈제물론(齊物論)〉, 〈양생주(養生主)〉, 〈인간세(人間世)〉, 〈덕충부(德充符)〉, 〈대종사(大宗師)〉, 〈응제왕(應帝王)〉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장자 사상의 정수라고 알려졌다.
앞서 이현주 목사가 말년의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노자의 『도덕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옛 선인들의 지혜에서 현대 산업문명 폐해의 문제와 해법을 짚어 낸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를 책씻이했다. 나에게 책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노장(老莊)사상에서 1책 2권으로 한데 묶을 수 있었다. 책은 1장 〈소요유(逍遙遊)〉의 북녘 바다의 물고기 곤(鯤)이 새 붕(鵬)으로 바뀌어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첫 꼭지에서, 7장 〈응제왕(應帝王)〉의 마지막 꼭지, 남해의 임금 숙(儵)과 북해 임금 홀(忽)과 중앙의 임금 혼돈(混沌)의 죽음을 이야기한 꼭지로 끝났다.
저자 이현주는 감리교 목사로 유교와 불교, 노장 사상을 두루 섭렵했다. 글은 장자, 예수, 석가를 넘어 노자, 공자, 간디, 아퀴나스, 소크라테스, 마호메트, 간디를 불러들여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인용된 텍스트는 공자, 논어, 맹자, 중용, 대학, 금강경, 산해경, 고승의 선시에 이르기까지 고금을 망라했다. 목사는 노장의 가르침을 이렇게 얘기했다. “세속의 처세훈도, 입신양명의 방법론도 아니지만, 세속을 떠나라는 것도 아니고, 뜬구름 잡듯이 터무니없는 이상론에 빠져 꿈결 같은 세상 적당히 거리를 두고 만리창공 노닐라는 이야기"는 더욱 아니라고. 마지막은 노장사상의 고갱이를 노래한 조선(朝鮮) 함허선사(涵虛禪師) 임종게(臨終偈, 162쪽)의 전문이다.
텅 비고 고요해 본디 한 물건도 없지만
신령한 빛 눈부시게 온 누리 꿰뚫다.
몸도 마음도 또한 없지만 태어났다 죽는구나
가도 간 바 없고 와도 온 바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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