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모래 군(郡)의 열두 달
지은이 : 알도 레오폴드
옮긴이 : 송명규
펴낸곳 : 도서출판 따님
'오래된 미래', '월든', '작은 것이 아름답다', '모래군의 열두 달', '침묵의 봄'을 나는 환경생태 분야의 필독서로 꼽고 있다. 10여년전에 '오래된 미래'를 잡았지만, 자칭 진보주의자인 나로서는 '아니,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 수도 있는가. 정서적, 심미적으로 안정된 사회이지만 물질적으로 너무 궁핍하지 않은가. 만인이 평등한 사회는 우선 물질이 풍요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자본주의의 타락한 인간성에 비해 가난하지만 공동체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돕고 사는 라다크 사람들에게 인정이 머무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동체 삶속에 물질적 풍요가 더해 진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일 뿐이었다. 자본주의 상품이 히말라야 산맥의 오지인 이곳에 물밀듯이 밀어닥치자, 사람들은 점차 상품의 노예로 전락했다. 그렇다. 자본의 속성상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아직 미지의 약탈되지 않은 지구자원을 찾아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자원에는 상품에 때묻지 않은 순박한 오지 사람들도 포함된다.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러한 현상을 개발, 발전이라고 부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본주의적 발전이란 우리 후손들이 이용할 지구자원의 과도한 약탈(화석연료의 대량 채취 및 낭비로 지구온난화 초래)과 소비로 인류가 유일하게 존재할 수 있는 별 지구를 쓰레기 덩어리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나는 근래 들어 환경생태 분야 필독서를 잡고, 낙도 오지에 거주하면서 나름대로 물질적 탐욕을 버리려 노력하는 초보 생태주의자를 자처하면서 가지게 된 사고의 편린들이다. 환경생태 필독서 중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만 남았다. 독서에서 편집증이 유다른 나는 언젠가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환경보존 분야의 고전, 현대 환경운동의 바이블'이라 불린다. 환경윤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저자 알도 레오폴드는 1887년에 태어나 1946년에 사망한다. '모래 군의 열두 달'은 저자가 생애의 마지막 10년동안 쓴 생태수필이다. 여기서 '모래군'은 실제 지명이 아니라, 저자의 누옥이 자리한 위스콘신강 주변의 모래땅으로 별명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각주가 뒤에 붙어있어 독자들의 책읽기가 좀 성가시다. 하지만 200여개가 넘는 각주에 등장하는 생물상의 해설과 책 중간중간 세밀화로 그려진 삽화가 눈의 피로를 씻어준다. 1부와 2부는 자연의 경이와 환희를 다루었는데, 내게는 3부 귀결 편의 마지막 장 '토지윤리'가 압권이었다. 땅은 인간이 향유하는 재산이 아닌, 지구상 생명공동체를 유지하는 유기체로서 도덕적 윤리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땅은? 윤리는 고사하고, 모든 국토를 헤집으며 녹색성장이란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올바른 영혼은 고통스럽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을 생각한다 (0) | 2010.03.28 |
---|---|
890만번 주사위 던지기 (0) | 2010.03.20 |
고향 길 (0) | 2010.03.07 |
여기 사람이 있다 (0) | 2010.03.06 |
라틴 아메리카 신화와 전설 (0) | 2010.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