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미리 가본 2018년 유엔미래보고서
지은이 : 박영숙·제롬 글렌·테드 고든
펴낸곳 : 교보문고
이 책은 유엔미레포럼이 펴낸 유엔미래보고서 한국어판이다.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국제정치, 세계 경제 산업·사회문화·지구촌 과제 등 6개 주제에 대해 향후 다가올 10년의 한국과 세계를 전망한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지구촌의 미래는 더 나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더 나빠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과 예측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은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에서 오는 근거없는 낙관주의로 당연히 장밋빛 환상으로 도배질됐다고 본다. 나의 독서 성향은 가당찮게도 미래 관측에 대한 책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출간될 때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엘빈 토플러의 '물결' 시리즈를 먼 발치에서나마 구경도 안했다. 가공할 중압감으로 짓누르는 현실이라는 무게에 하루하루가 버거운 민초들에게 도대체 희망찬 내일에 대한 예언은 무슨 얼어죽을 개소리인가 하는 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었다. 하긴 시간이 흘러 예측이 맞건, 안 맞건 이런 류의 책들은 불로소득으로 배때기나 불리는 층에 어울린다. 안봐도 뻔한 소리 아닌가. 인간의 상상력이란 현실이 모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즉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맹아가 보이는 새로운 산업과 지구촌 한구석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좋지않은 증상을 부풀리면 바로 그것이 미래 예측일 것이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면 의료기술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100세가 된다고 예측한다. 하지만 이 혜택은 가진 자에게만 해당된다. 이면에는 가난한 자들은 장기제공자나, 새로운 의술의 임상실험 대상으로 기득권 층의 수명연장의 도두로 사용될 것이다. 2010년 4월 의료보험을 민영화하려는 술수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는? 소수의 가진 자들은 호화로운 특급호텔 같은 병실을 제 마음대로 들락거릴 것이고, 가난한 자들은 돈이 없어 병원 문턱 앞에서 주저 앉을 것이다. FAO는 37개 국가가 식량위기에 빠졌고, 곡물가격은 2006년 이후 129%까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계 식량생산량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데 있다. 본질은 다국기업인 몬산토, 카킬 등의 투기성 장난질에 기아 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곡물 생산량 증가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지구촌 윤리가 중요하다. 또한 세계 에너지 수요는 20년내에 두배가 될 전망이고, 2030년까지 석유 수요가 약 40%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는 석유의 화수분이 아니다. 일부 학자들은 2020년이면 오일피크에 도달한다고 예측했다. 그런데 지구촌 인구의 1/3인 중국과 인도가 지구자원 약탈이라는 무한경쟁에 눈이 벌게졌다. 생각하기조차 버겁다. 이반 일리치의 명제가 생각난다. '인간이 만든 제도 하에서 최선의 타락은 최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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