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지은이 : 빈센트 반 고흐
옮긴이 : 박은영
펴낸곳 : 위즈덤하우스
- MBC 드라마 〈봄밤〉에서 지호와 정인이 사랑을 고백한 책! -
책표지를 감싼 띠지의 문구다. 나는 TV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단순(?)한 삶을 영위한다. 이 땅의 독자들은 드라마 속 연인들이 읽은 책을 따라잡는 주관 없는 자뿐인가. 출판사의 유치한 상술인가. 이것이 이 땅의 독서문화인지 모르겠다. 1권은 스페셜 에디션(양장 한정판)을 구입했다. 2권은 군립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대여했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신성림 옮김, 예담, 1999년 초판
『반 고흐, 영혼의 편지2』, 박은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2008년 초판
10여년 만에 나온 2권은 옮긴이와 출판사가 바뀌었다. 자료를 찾으니, 출판그룹 (주)위즈덤하우스의 인문예술·문학 브랜드가 〈예담〉이었다. 1권이 주로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글에서 언급된 그림, 각 시기별 작품을 실었다면 2권은 동료작가 안톤 반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와 풍부한 도판은 농부와 시골 아낙, 전원 풍경을 그린 목탄화와 스케치, 유화 습작 등 초기작이었다. 표지그림은 1권은 〈쟁기로 간 들판〉65X81cm로 1888년 作, 2권은 〈자화상〉 42x34cm, 1887년 作이었다.
1권의 리뷰에서 나는 1882년 겨울, 남자한테 버림받은 임신한 여자 시엔을 보살피는 고흐를 ‘하늘에서 추락한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로 읽었다. 2권의 「불우한 여인, 불우한 시대」 꼭지에 전후사정이 실렸다. 버림받은 여인 시엔은 사내아이를 어렵게 출산했다. 더군다나 병약한 가여운 아이마저 딸려있었다. 가난한 고흐는 세 식구를 위해 다 지어지지 않은 집을 싼 값에 구했다. 시엔은 기력을 되찾았고, 어렵게 일을 이어나갔다.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오지랖 넓은 고흐를 주위 사람들은 손가락질하며 멀어졌다. 고흐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그녀는 철저히 혼자였고 처절히 버림받았기에 주저 없이 나는 그녀를 도왔네. 내 행동이 잘못됐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일세. 나는 여전히 어머니이자 버려진 여인을 그대로 모른 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네······.”(136 - 137쪽)
고흐는 프랑스 혁명을 근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생각하고, 오늘날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시야를 갖기 위해 문학을 접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과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데생 주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리고 쥘 브르통의 詩 「소박한 사람들」, 「산보」, 「심중」과 프랑수아 코페의 佛詩를 읽었다. 나는 여기서 박진화 화백을 떠올렸다. 볼음도 작업실의 휴게실 한 벽을 차지한 책장은 80년대 민중소설로 빼곡했다. 고흐의 작품 활동 기간은 고작 10년 남짓이었다. 1881년 스물여덟부터 그림을 시작해, 1890년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879점의 작품을 남겼다. 나흘에 한 점 꼴로 그린 셈이었다. 마지막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 - 1890)의 좌우명이라고 할 수있는 편지 구절이다. “인간들이여, 영혼에 대의를 희생하라. 가슴으로 일하고,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라.”(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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