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신안
지은이 : 강제윤
펴낸곳 : 21세기북스
출판사 《21세기북스》가 기획하고 펴내는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인문지리서였다. 책은 독립된 시군 단위를 각각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대표적 답사 장소를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했다. 각 지역을 살고 경험한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지역의 이야기 시리즈 다섯 번째는 『신안』이다. 보길도에서 태어나고 유년을 보낸 섬 활동가 강제윤은 사단법인 섬 연구소 소장, 섬 학교 교장이었다. 그는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사람 사는 400여 섬을 걷고 기록했다.
한국에서 가장 섬이 많은 기초자치단체 신안의 별칭은 ‘천사(1004)의 섬’이다. 1969년 1월 1일 설치된 신안新安은 새로운 무안務安이라는 뜻이다. 군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2020년 현재 1,025개의 섬 중에는 유인도가 74개, 무인도가 951개다. 신안은 전국 천일염의 70%를 생산하고, 백사장은 무려 500여개나 되었다. 갯벌 면적은 1,100.86㎢으로 서울시의 1.8배였다. 다도해의 중심으로 섬 답사의 1번지였다.
안좌도 팽나무 우실은 120여 그루의 고목으로 이루어진 방풍림이다. 우이도의 산태는 80m 높이의 모래언덕이고, 우이선창은 1745년(영조 21년) 3월 완공되었다. 유배의 섬 흑산도는 고려·조선 기록으로 확인된 유배객만 135명이었다. 손암 정약전의 『표해시말』은 홍어장수 문순득의 류큐(오키나와)·필리핀 루손섬 비간·마카오·난징·베이징·의주·우이도로 돌아온 3년간의 표류기였다. 장도 습지는 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산지습지로 2005년 람사르 인증을 받았다. 대둔도는 『자산어보』의 공동저자 창대(장덕순)의 고향이다. 진짜 홍어는 태도군도(상태도·중태도·하태도)의 서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를 가리켰다. 기점·소악도의 노두길에 12개의 기도처가 생겼다. 노두길은 섬과 섬 사이를 걸어서 건널 수 있도록 갯벌에 넓적한 징검돌을 놓아 만들 길을 말한다. 증도는 2007년 12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에 지정되었다. 한국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 462만㎡은 여의도 두 배 넓이였다.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은 한국에서 가장 길다. 길이는 12km이고, 백사장의 폭은 400m 였다.
암태도는 일제강점기 1923년 소작쟁의 항일투쟁이 불붙었다. 군청 소재지 압해도는 세계 최강 몽골군의 침략을 물리쳤다. 자은도는 민중 신학의 개척자 서남동 목사의 고향이다. 1997년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은 하의도, 서구 모더니즘을 현대화한 현대 미술의 거장 수화 김환기의 고향은 안좌도, 알파고와의 대결로 유명한 바둑천재 이세돌의 고향은 비금도였다. 나는 무엇보다 두 인물의 행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중에 세계적 화가로 우뚝 선 수화 김환기는 고향 안좌도를 떠나면서 자신 소유의 논밭 모두를, 장산도의 독립운동가·반민특위검사·제헌의회 국회의원 장홍염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농지와 전 재산을 소작농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었다.
한국의 최서남단 국경 끝자락의 가거도의 섬등반도는 지난 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7호로 지정되었다. 독도(천연기념물 제336호), 백령도(명승 제8호, 천연기념물 제391호), 마라도(천연기념물 제423호)와 더불어 우리 영해를 규정짓는 상징적인 4개의 끝섬 모두가 국가지정 문화재가 되었다. 2020년 처음 ‘섬의 날’이 제정되었다. 강제윤 시인은 말했다. “섬은 생태·문화·관광 자원의 보고(寶庫)이다. 하지만 섬은 그냥 관광지가 아니다. 섬 또한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섬에 대한, 섬 주민들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마땅하다. 오랜 세월 나라의 변방인 섬을 지켜 온 고마운 분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