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오직 독서뿐
지은이 : 정민
펴낸곳 : 김영사
교산蛟山 허균許筠(1569 - 1618) -『한정록 閑情錄』의 「정업 靜業」 편 /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 - 1763) - 『성호사설星湖僿說』, 『사서질서四書疾書』 / 백수白水 양응수楊應秀(1700 - 1767) - 『위학대요爲學大要』의 「독서법讀書法」 / 순암順庵 안정복安鼎福(1712 - 1791) - 『상헌수필 橡軒隨筆』, 『잡록雜錄』, 편지글(간찰簡札) /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1731 - 1783) - 『여매헌서與梅軒書』 /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 - 1805) - 『원사原史』 / 아정雅亭 이덕무李德懋(1741 - 1793) - 『이목구심서 耳目口心書』, 『사소절 士小節』의 「교습敎習」 / 연천淵泉 홍석주洪奭周 (1774 - 1842) - 『학강산필鶴岡散筆』 /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1786 - 1841) - 『수여방필睡餘放筆』
오십 여권의 저서를 집필한 고전인문학자 정민은 조선시대 지식인 아홉 분의 독서에 관한 글을 추리고 생각을 덧붙였다. 첫 꼭지 허균의 ‘책은 마음을 지켜준다’에서 마지막 꼭지 홍길주의 ‘부분과 전체’까지 156편의 옛 글을 모았다. 책은 왜 읽나? 어떻게 읽을까? 무엇을 읽을까? 선인들의 독서는 생활 그 자체였다. 밥 먹듯이 읽고 숨 쉬듯이 읽었다.
표제는 박지원의 『원사原史』의 한 구절에서 빌려왔다. 多則害生. 逾多而逾益, 彌久而無弊者, 其惟讀書乎! 많을수록 더욱 유익하고, 오래되어도 폐단이 없는 것은 독서뿐이다! 군자의 아름다운 말도 간혹 뉘우침을 면치 못한다. 착한 행실도 때로 허물이 될 수가 있다. 독서는 1년 내내 해도 뉘우칠 일이 없고, 1백 사람에게도 허물이 없다. 명분과 법이 훌륭해도 오래가면 폐단이 생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맛이 좋아도 많이 먹으면 해가 된다.
문절공文節公 예사倪思가 말했다. “천하의 일은 이로움과 해로움이 반반인데, 온통 이롭고 작은 해로움도 없는 것은 다만 책 뿐이다.”(28쪽) 문정공 文正公 범중엄范仲淹은 책을 햇볕에 말릴 때 반드시 곁에 서서 마음을 쏟았고, 이동할 때는 반드시 네모난 판목에 담아서 갔다. 책에 손의 땀이 젖을까 염려해서였다. 매번 책 한 장을 다 읽으면 오른손 엄지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넘겼다.(38 - 39쪽)
맹자孟子는 도능독徒能讀을 경계했다. 그저 읽기만 한다는 뜻으로, 깨달음이 없는 독서는 하나마나한 독서였다. 입으로만 외우는 앵무새 공부, 읽는 시늉만 하는 원숭이 독서로는 삶을 바꿀 수 없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책읽기를 통해 핵심을 꿰뚫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견해를 정립했다. 의표를 찌르는 글쓰기와 기적 같은 학문적 성취를 완성했다.
고전인문학자는 책을 안 읽고 사람이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물질의 변화가 아무리 빨라도 인간의 근본적인 삶은 절대 바뀌지 않으니 기본기를 닦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독서는 그 기본기를 길러주는 바탕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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