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辛丑年 세밑과 새해는 동장군이 기세를 떨쳤습니다. 지구온난화가 유발시킨 기상이변의 하나였습니다. 북극의 한랭기류가 확장하면서 제트기류를 밀어냈습니다. 제트기류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지표면 8 - 10㎞ 상공에서 부는 강력한 편서풍입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기의 대류 현상으로 일어나는 기상현상입니다. 제트기류가 정상 경로를 벗어나면 온화한 겨울이 사라졌습니다. 북극의 한랭기류가 한반도를 덮치자 한강이 얼어붙었습니다. 사나흘 북극발 한파가 물러나자 한강의 유빙이 햇볕에 녹아내렸습니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한강의 얼음덩어리들이 강화 앞바다로 밀려 들 것 입니다.
절기는 대한에서 입춘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보름 만에 뭍에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전날 겨울비답지 않게 10mm의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섬을 점령한 안개로 주문도와 아차도 바다 사이 정박한 도선島船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주문도발 7:30 1항차 아침 배는 1시간동안 대기상태 였습니다. 정박한 배는 삼보 6호로 섬사람들이 우스개로 스페어라고 불렀습니다. 예비용 객선客船으로 장거리 운항에 적합치 않았습니다. 정기 여객선 삼보 12호는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토박이들은 바람한 점 없는 대기를 감지하고, 일찌감치 집으로 향했습니다. 병원 진료가 예약된 이들이 애가 타는 심정으로 8시30분까지 안개가 휘감은 물량장을 배회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위 이미지는 봉구산 옛길입니다. 주문도 느리 선창의 매표소에 불이 훤합니다. 나래비를 섰던 차량들이 하나둘 빠져 나갔습니다. 오늘 1항차 삼보 6호는 결항입니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집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섬에 주둔한 안개군단은 철수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오후 1:00 2항차 도선마저 결항입니다. 주민들은 옷깃을 여미며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내일 아침 배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석 치료를 받는 시간에 쫓기는 응급환자가 행정선을 타고 뭍으로 떠났습니다. 안개는 꿈쩍도 안합니다. 섬은 어느 지역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릅니다. 노인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주말 교회에 나갈 것 입니다. 노령의 섬주민들은 관절, 연골 이상으로 읍내의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아왔습니다. 독실한 신자들은 아픈 무릎을 꿇고 절대자에게 기도를 올릴 것 입니다. 이름 봄철에 섬을 찾아오던 안개군단은 이제 시도때도 없이 섬을 점령했습니다. 일생을 섬에서 살아 온 토박이들도 변덕스런 날씨에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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