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
지은이 : 오강남
펴낸곳 : 현암사
서방국가에서 가장 종교적이라 할 미국에서 지난 25년간 무종교인이 200% 증가하고, 수 천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2015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무종교인이 전체 인구의 56.1%를 차지했다. 종교인은 10년 동안 약 300만 명이 감소했다. 종교인의 감소는 시간이 흐를수록 속도가 빨라졌다. 20세기 이후 종교는 종말을 선고받은 것처럼 보였다. 현대 사회의 탈종교는 세계적 현상이었다. 종교는 더 이상 인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등대와 소금은커녕 갈등과 반목을 일으켰다. 옛 패러다임에 따른 전통 종교의 가르침은 새로운 시대 변화의 세계관·가치관에 뒤처졌다. 자기중심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표층적이고 미성숙한 종교는 이 시대에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책은 표층 종교를 뛰어넘어 종교의 심층, 즉 깨달음(영성)을 찾은 세계 여러 종교 선지자들의 삶과 가르침을 소개했다. 변화되지 않은 지금의 나를 잘되게 하려고 애쓰는 것이 표층종교였다. 심층 종교는 지금의 나를 부정하고 더 큰 나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강조한다. 표층 종교는 신은 하늘에 있다고 믿는다. 심층 종교는 신이 내 안에 내재하여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곧 신을 찾는 길이었다. 한국의 참스승 다석 유영모는 표층종교가 ‘제나’를 잘되게 하려고 애쓰는 반면, 심층종교는 지금의 나를 부정하고 나를 죽여 ‘얼나’, 즉 새로운 나 ‘참나·큰나’로 다시 태어날 것을 강조했다.
『진짜 종교는 무엇이 다른가』는 소크라테스(기원전 470 - 기원전 399년전)외 그리스·로마 철학자 3인, 창시자 모세(기원전 13세기경)외 8인의 유대교의 지도자, 창시자 예수(기원전 4 - 기원전 30년경)외 20인의 그리스도교 선각자, 창시자 무함마드(570 - 632년)외 2인의 이슬람교 성인, 도교의 창시자 노자(기원전 6세기경)외 9인의 중국의 사상가, 힌두교를 중흥시킨 상카라(788 - 820년)외 4인의 힌두교 지도자. 자이나교의 창시자 마하비라(기원전 599 - 기원전 527년), 시크교의 창시자 구루 나나크(1469 - 1539년), 창시자 붓다(기원전 563 - 기원전 483년)외 2인의 불교의 선지자, 한국의 스승으로 특출한 종교사상가 다석 유영모(1890 - 1981년)와 행동하는 신비주의자 신천 함석헌(1901 - 1989년)까지 동서고금의 59인을 선정하여 삶과 가르침을 축약시켜 보여주었다.
코로나 - 19 정국에서 교회 예배를 고집하여 펜데믹을 유발한 한국 개신교는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이 시대의 문명비평가들은 '현재의 한국 개신교 상태가 종교개혁 직전의 가톨릭 상태와 비슷'(219쪽)하다고 진단했다. 로마 가톨릭은 천국행 티켓 '면죄부'를 팔아 먹었다. 한국 최대의 초대형교회(giga-church) 목사는 설교했다. “누가 더 하느님을 사랑하는가는 누가 더 헌금을 많이 했는가를 비교해보면 안다.” 나는 예수를 앞세워 앵벌이에 나선 이들의 파렴치에 학을 떼었다. 시인 강제윤은 말했다. "한국 교회는 죽음을 파는 쇼핑몰"로 전락했다.
비교종교학자 오강남은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이렇게 말했다. “문자주의다. 성경에 있는 말을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성경 여기저기의 구절을 자의적으로 따와서 인용하는 것이다. 문자주의가 바로 근본주의다. 세계 기독교계에서는 없어지는 문자주의, 근본주의가 한국에서 만연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세기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신학자 폴 틸리히(1886 - 1965년)는 “성경을 문자적으로 읽으면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없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려면 문자적으로 읽을 수 없다.” 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니르바나(nirvana, 열반涅槃)는 괴로움 대신에 시원함과 평화로움과 안온함과 놓임과 트임을 느끼는 상태를 가리켰다. 탈종교의 시대가 가속화된 1980년대 말, Kurt Cobain(1967 - 1994)이 이끌던 미국의 3인조 얼터너티브록 밴드 〈너바나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은 열반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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