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새의 언어
지은이 :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옮긴이 : 김율희
펴낸곳 : 월북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David Allen Sibley, 60才)는 미국의 조류 관찰자로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한평생 새를 관찰해 온 탐조가探鳥家로, 50년 넘게 새를 그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누적부수 175만부에 달하는 조류 도감을 펴냈다. 『새의 언어』는 대단히 아름다운 책이었다. 금방이라도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듯한 생동감 넘치고 정밀한 새 일러스트를 포함한 330여점의 다채로운 그림은 독자들의 시야를 맑게 했다.
저자는 수십 년 간 새를 관찰하며 알게 된 새들만의 흥미로운 생활방식과 최신 연구로 드러난 과학적 사실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새들이 어떻게 보고 듣고 소통하며 먹고 자고 살아가는 지를 마치 새가 된 것처럼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새로서 살아가는 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통 도감과 확연히 구별되었다. 시블리는 말했다. “새가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는 문제는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해요. 어떤 건 쉽게 풀리기도, 어렵기도 하지요. 끝없이 몰입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기도, 훨씬 위대한 세계로 빠져들 수도 있습니다.”
표지그림은 굴뚝새로 꽁지를 치켜드는 습성을 가졌다. 흥분하면 꽁지를 가볍게 튀기거나 위아래로 팔짝팔짝 뛴다. 벌새는 초당 70회 이상, 시간 당 25만회, 1년 동안 5억 회를 훨씬 초과하는 날개를 펄럭였다. 초록볼아마존앵무는 원래 서식지인 멕시코보다 감금된 곳에서 탈출해 미국 남부의 야생에 사는 새가 더 많다. 노란배수액빨이딱다구리는 나무에 얕은 구멍을 여러 줄 뚫고 주기적으로 되돌아와 수액을 빨아먹었고, 수액에 유인된 곤충을 잡아먹었다.
서부왕산적딱새는 침입자 매를 발견하면 용맹스럽게 매의 위나 뒤쪽에서 머리를 쪼아댔다. 아메리카까마귀는 개별 인간의 성향을 파악하여 공정한 사람들과 거래를 했다. 흰등굴뚝새 수컷은 최대 220 가지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미국북부흉내지빠귀 수컷은 150가지의 다양한 소리를 알고 있으며 한번 노래할 때마다 그 소리를 섞어 노래했다. 집참새는 세계에서 가장 번성한 종으로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도시에 대량 서식한다. 뉴잉글랜드초원뇌조는 193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속한 섬인 마서스비니어드에서 마지막 개체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우리집 부엌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새들이 서로 자기의 목청을 뽑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부엌 샛문 옆 야외 수돗가는 제법 세월 묵은 감나무, 명자나무, 사철나무 대여섯 그루가 그늘을 드리웠다. 고맙게도 새들이 사시사철 나뭇가지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어느날 어머니가 말했다. “참 이상하게 우는 새도 다 있더구나. 여 ~ 보 ~ 세 ~ 요. 하고 하루 종일 나를 부르더구나.” 어머니는 모든 사물에 인성人性을 부여했다. 어머니께 말을 붙여오는 새는 휘파람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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