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식물 산책

대빈창 2022. 3. 16. 07:00

 

책이름 : 식물 산책

지은이 : 이소영

펴낸곳 : 글항아리

 

식물학자·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은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출간했다. 식물세밀화를 알려주는 『식물 산책』(글항아리, 2018), 우리 주변 식물을 알리려고 쓴 『식물의 책』(책읽는수요일, 2019), 그리고 식물과 함께 한 나를 담은 『식물과 나』(글항아리, 2021) 였다. 나는 『식물의 책』을 책씻이했고, 『식물 산책』은 리뷰를 긁적이고, 『식물과 나』는 군립도서관에 희망도서가 들어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국립수목원 / 하코네습생학원 / 베를린다렘식물원 / 고치현립마키노식물원 / 싱가포르식물원 / 허브천문공원 / 제이드가든 / 파리식물원 / 평강식물원 / 큐왕립식물원 / 암스테르담식물원 / 한국도로공사수목원 / 쓰쿠바식물원 / 진다이식물공원 / 신주쿠공원 / 도쿄대부속식물원

 

위는 책에 등장하는 저자의 발길이 닿은 16곳의 식물원·수목원이다. 부제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처럼, 저자가 학부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만난, 식물들의 다양한 모습과 사연을 책에 담았다. 표지그림은 우리나라의 특산물인 진노랑상사화다. 수선화과 상사화속 식물 상사화는 우리나라에 여덟 종이 자생한다. 위도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제주상사화, 백양꽃, 진노랑상사화의 다섯 종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구상나무와 분비나무는 형태가 비슷하지만 구상나무는 특산식물이고, 분비나무는 동북아 곳곳에 자생하고 있다. 학자마다 주장하는 바가 다른 것은 아직 이들의 형태적 차이점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양 문학에 많이 등장하는 ‘너도밤나무’와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너도밤나무는 엄연히 다른 종이다. 유럽의 너도밤나무는 ‘유럽너도밤나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벌레잡이식물들은 원래 숲과 산에서 살았으나, 작고 약해 습지나 암벽으로 밀려났다. 척박한 환경으로 영양분이 부족해지자 그들의 생존방법은 동물 ‘사냥’이었다. 1845년에서 1852년까지 아일랜드에서는 110만 명이 굶어죽었다. ‘감자대기근’이라 불리는 비극은 단종재배가 초래한 결과였다. 척박한 환경에 적응할 수있는, 인위적으로 육성된 품종 하나를 재배했다. 바이러스로 인해 잎마름병이 번지자 속수무책이었다.

큐가든은 영국 런던 서남부 큐에 위치한 식물원으로 1759년에 개원했다. 정식명칭이 큐왕립식물원으로 세계적 식물연구기관이다. 사람들은 흔히 따뜻한 온실을 떠올리지만 아열대 기후의 라틴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에는 추운 환경에서 자라는 침엽수나 난과식물을 재배하는 한대온실이 있다. 일제는 이 땅의 오래된 나무를 모조리 베어버렸다. 특히 한국을 상징하는 국화 무궁화나무는 일제감정기 이전에 식재된 개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식물을 그리는 식물학자는 사진과 식물세밀화의 차이를 이렇게 말했다. “사진이 한 개체를 선택해서 찍는다면, 식물세밀화는 여러 개체를 잘 관찰해서 그립니다. 예를 들어 해당화라는 식물이라면 해당화 여러 개체를 관찰한 결과를 종합해서 해당화의 공통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환경변이는 축소하면서 그립니다. 사진은 대상 개체의 특성이 강조된다면 세밀화는 대상 식물종의 보편적, 일반적 특성이 잘 드러나도록 그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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