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대빈창 2022. 7. 14. 07:00

 

책이름 :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지은이 : 임석재

펴낸곳 : 인물과사상사

 

건축사학자·건축가 임석재(1961년- )의 군립도서관의 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책들이 강화도서관에 소장되었지만,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은 내가도서관에 있었다. 면소재지 도서관은 시간과 거리가 소요되는 외포항을 우회하는 먼 길이었다. 다행스럽게 책의 반납을 읍내의 강화도서관에 할 수 있었다.

한옥을 정의하면 먼저 사전적이고 기술적으로 조선시대의 양반 가옥과 감성적으로 가장 한국적인 집으로 나눌 수 있다. 한옥은 한국 사람들의 집으로 한국인의 세계관, 자연관, 국민성과 가치관이 녹아있었다. 건축사학자는 우리가 몰랐던 한옥의 ‘다섯 가지 지혜’를 풀어놓았다.

1장 ‘과학적인 집’은 한옥은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집이다. 여름의 통풍과 겨울의 채광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구조였다. 바람은 대문에서 중문을 지나 마당을 관통한 뒤 대청을 타고 올라 뒷산으로 빠져나갔다. 마당을 비워서 복사와 대류 원리를 이용하여 안마당에 찬 공기주머니를 만들었다. 2장 ‘신기한 집’은 한옥은 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였다. 그 기능은 동선의 다양성에서 나왔다. 지름길과 갈림길이 섞여 질러 가기와 돌아가기가 동시에 가능했다. 한국인 특유의 오밀조밀한 심성과 장난기, 혹은 신바람 나는 놀이 본능을 집 구조에 옮겨 놓았다.

3장 ‘감각적인 집’은 한옥은 햇빛과 그림자를 즐기고, 건강한 관음증을 일으켰다. 가변 공간이라는 건축 형식을 통해 존재 환경과 그 속의 대상을 대하고 수용하는 심미·놀이 형식이다. 한옥은 처마로 햇빛을 걸러내어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구조를 가졌다. 천장이 낮고 방의 깊이가 얕아 방에 들어 온 햇빛은 방 안 가득 퍼졌다. 온돌의 좌식문화는 햇빛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4장 ‘포근한 집 ’은 집을 작은 단위로 잘게 나누어 공간이 포근하고 아늑했다. 한옥의 방들은 휴먼스케일로 방의 크기가 아담하며 천장도 거기에 맞추었다. 창문은 사람 키보다 낮고, 마당도 몇 걸음 만에 당도할 수 있었다. 5장 ‘화목한 집’은 전통적인 민족정서와 인간관계를 창문을 통해 표현했다. 창살 문양이 다른 한 쌍의 창문을 부부 관계로, 크기가 다른 여러 창을 부모와 자식 간의 정으로 나타냈다. 어울림의 미학이었다.

건축사학자는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한옥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지만 집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이고, 집이 우리들에게 정서적·정신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해주는 책은 없습니다.” 마지막은 거칠게 요약한 도판에 실린 한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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