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

대빈창 2022. 9. 26. 07:00

 

 

책이름 :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

지은이 : 강판권

펴낸곳 : 민음사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지성사, 2002) /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글항아리, 2010) / 『세상을 바꾼 나무』(다른, 2011) / 『선비가 사랑한 나무』(한겨레출판, 2014) /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민음사, 2003)

 

내가 그동안 잡은 나무인문학자 강판권의 책들이다. 군립도서관에 두 권의 희망도서가 도착했고, 세 권의 책을 신청할 것이다. 당분간 저자의 책들은 나의 독서목록에 꾸준하게 얼굴을 내밀 수 있겠다. 책을 열면 〈매화〉, 〈나무와 도道〉, 〈살구나무〉, 〈소나무〉, 〈버드나무〉, 〈대나무〉의 중국전통화 6점이 실렸다. 책은 나무를 통해 고전을 이해하는 ‘새로운 고전 읽기’였다. 중국고대사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는 대나무에 기록한 책 죽간竹簡이었다. 나무속에 경전이 있었다.

책은 10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보다 첫 장의 소제목 「나무와 고전」이 표제에 더 적합해 보였다. 유교 경전으로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대학大學』, 『시경詩經』, 『서경書經』, 『주역周易』 그리고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과 『장자莊子』를 다루었다.

첫 경전으로 다룬 『대학大學』은 유교 경전의 입문서・개설서로 1,735자로 이루어졌다. 복숭아나무, 대나무의 두 나무가 나오는데 모두 『시경詩經』에서 인용한 구절이었다. 마지막의 『장자莊子』는 「내편內篇」 7편, 「외편外篇」 15편, 「잡편雜篇」 11편으로 구성되었고, 이중 내편이 원형에 가깝다. 장자에는 모두 15종의 나무가 나왔다. 매실나무(枏)는 백가지 꽃의 우두머리라는 뜻을 가진 ‘백화괴百花魁’ 또는 모든 꽃의 어머니를 의미하는 ‘화형花兄’으로 불렸다.

68세에 고향 노나라에 돌아온 공자는 기원전 479년 73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약 5년 남짓 제자를 가르쳤다. 2,500년 전 춘추시대 말기 공자가 자신의 고향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 공자묘孔子廟 앞에서 제자를 가르친 곳을 ‘행단杏壇’이라 불렀다. 살구씨를 ‘행인杏仁’이라고 하듯이 행단의 ‘행’은 살구나무를 뜻한다. 우리나라 유교관련 건물 서원・향교 등에 은행나무를 심은 것은 은행나무의 ‘행杏’이 살구를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나무는 소나무(松), 측백나무(栢), 밤나무(慄), 산앵두(棠棣)의 네 종류다. 측백나무가 나오는 구절은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彫也-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송백(소나무와 측백나무)이 늦게 시듦을 안다”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모든 해설서는 ‘백(栢 또는 柏)’을 측백나무가 아닌 잣나무로 해석했다. 나무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오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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