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나무가 있던 하늘
지은이 : 최성각
펴낸곳 : 오월의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던 하늘은 앞으로 200년간 빈다. 소나무는 이제 재목이 되었다. 소나무를 쓰러뜨린 사람은 하늘을 파괴했다.······ 강둑을 다시 찾아 온 물수리는 앉아서 쉴 익숙한 나뭇가지를 찾아 빙빙 맴돌아도 못 찾을 테고, 매는 새끼들을 지켜줄 만큼 우뚝 솟았던 소나무들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다.”(16쪽) 표제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짧은 글 「한 소나무의 죽음」에서 착안했다. 표지 그림이 낯익다. 강원 춘천 툇골의 《풀꽃평화연구소》의 ‘환경 운동하는 화가’ 정상명의 그림이었다.
작가의 말 「흩어져 있는 글들을 묶고 나니, 내 삶이 보인다」. 글들은 6장에 나뉘어 39꼭지가 실렸다. 뒤표지 글은 출판사 〈오월의봄〉의 편집자 박재영의 추천글이었다. 1부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삶’은 미국의 19세기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경제학자 칼 폴라니, 소설가 요산 김정한, 출판평론가 최성일, 인도 생태운동가 사티쉬 쿠마르, 라다크의 헬레나 노르베지 호지. 2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베트남 스님 틱낫한, 淸나라 선비 金聖嘆, 생태 수호성인 레이첼 카슨, 시인 윤동주, 리영희 선생, 다큐멘터리 감독 조지 무어, 물에 미친 일본인 학자 에모트 마사루에 관한 생태주의 에세이였다.
3부 ’인생은 슬프지만 아름답다‘는 작가의 불량청소년기 회상과 청춘들을 응원하는 메시지, 인품 있으신 아버지, 고단한 삶을 사신 어머니, 사십대 초중반에 자식 없이 돌아가신 누나와 형 등. 4부 ’도대체 산다는 일은 무엇인가‘는 춘천의 소설가 이외수가 2003년에 시각장애인과 맹인안내견을 위해 열었던 소프라노 이윤아 음악회, 故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회상하며 위대한 바보들의 삶을 살아간 위인들 - 『바보 이반』의 톨스토이, 하버드 대학을 나와 시골 고향으로 돌아온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인도의 성인 간디, 공장노동자로 살아가다 영양실조로 죽은 시몬 베유, 전쟁 피난민을 돕고 감자로 크리스마스 만찬을 떼우는 칼 폴라니 가족, 종신 교수직을 버리고 청소부 일을 한 리 호이나키, 지리산처럼 무거웠던 선비 남명 조식, 이름없이 산화한 동학도, 전태일과 수많은 열사들, 광주시민군, 함석헌 옹, 아동문학가 권정생······.
5부 ‘속절없이 시간은 흐른다’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원전르네상스를 외치는 이 땅의 돈벌레들, 환경 운동하는 작가의 첫발 ‘상계 소각장 건설’반대 투쟁, 춘천 캠프페이지 미군기지 방사능 오염을 밝힌 용기있는 노병 스티브 하우스의 33년만의 방한, 1987년 여름 강원 고한 삼척 탄좌의 탄광파업 르포. 6부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들’은 기행문으로 히말라야 산군의 티베트 전사, 히말라야 아침의 새소리, 풀꽃평화연구소의 네팔 산중마을 시클리스 의료봉사 활동, 인도 여행에서 만난 작가 송기원과의 인연, 인도 북부 클루 계곡 여행에서 몬순으로 불어난 급류를 목숨 걸고 탈출한 작가의 4인 가족 이야기 등.
환경 운동하는 작가는 말했다. “소설도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 열린 세계이지만, 내게 영향을 미치는 급박한 힘에 바로 대응하는 데에는 에세이가 더 빠르고 좋은 도구였던가 보다. ‘세상의 소설’은 여전히 인간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나는 인간이 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끊임없이 내 에세이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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