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지은이 : 박홍규
펴낸곳 : 인물과사상사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는 《한겨레》에 2019. 7. 16 - 2022. 1. 22.까지 연재된 ‘박홍규의 이단아 읽기’ 57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이단아異端兒는 ‘전통이나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1・2부에 나누어 시대나 세상의 대세에 맞서, 외부의 압력과 조직의 부조리를 거부한 57인의 삶과 사상을 간명하게 조명했다.
1부, ‘사상과 행동의 이단아들’은 남녀는 물론 식민지인, 동식물까지 자유롭고 평등하기를 바란 프랑스의 아나코 폐미니스트 루이즈 미셸(1830-1905). 차르 치하의 러시아 민중을 해방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던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폿킨(1842-1921). 평생 가부장 세계에 저항하는 치열한 삶을 살아간 러시아 여성 수학자 소피야 코발렙스카야(1850-1891). 성차별・인종차별・계급차별에 맞서 싸운 흑인여성 아나키스트 루시 파슨스(1851-1942). 계급을 뛰어넘는 대동 사회를 추구한 안짱다리, 척추장애인이었던 미국여성 제인 애덤스(1860-1935). 주류에 맞서 싸워 과학사 최고 위치에 올라선 폴란드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료이기주의에 맞서 싸운 레바논출신 미국의사 마이클 샤디드(1882-1966). 근본적 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회건설을 꿈꾼 네덜란드 반전평화운동가 바르트 더리흐트(1883-1938). 모든 학문과 예술, 역사와 세계를 관통하는 『희망의 원리』에른스트 블로흐(1885-1977). 여성・민족해방, 프롤레타리아 삼위일체 혁명론의 조선여성 혁명가 현계옥(1896-?). 미국 가톨릭 공동체의 열망과 행동을 대표했던 미국 급진적 사회운동가 도로시 데이(1897-1980). 20세기를 대표하는 인간성의 옹호자 프랑스 레지스탕스 제르맨 틸리옹(1907-2008).
권력과 거리를 둔 영원한 아웃사이더 미국 독립기자 이시도르 파인스타인 스톤(1907-1989). 국가를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이상사회를 구현한 오스트리아 출신 사회주의자 레오폴드 코어(1909-1994).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의 프랑스 사상가 자크 엘륄(1912-1994). 최초로 미국 역사를 민중 입장에서 쓴 미국 역사학자 하워드 진(1922-2010). 진영을 초월한 평화운동의 연대를 주장한 영국의 역사가 에드워드 파머 톰슨(1924-1993). 소박한 자율과 자족의 삶을 강조한 오스트리아 출신 사상가 이반 일리치(1926-2000).
조현병은 참을 수 없는 외부세계에 대한 반응 스코틀랜드 출신 정신과 의사 로널드 데이비드 생(1927-1989). 비폭력의 정신적 혁명 ‘스리랑카의 간디’ A. 튜더 아리야라트네(1931- ). 미국의 비인간적 얼굴을 폭로한 문화사학자 H. 브루스 프랭클린(1934 - ). 민주주의의 기본은 소농 ‘미국의 마지막 농부’ 웬델 베리(1934- ). 비리가 단 한 건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1935- ). 서양이 동양을 억압・지배하기 위해 조작한 『오리엔탈리즘』의 팔레스타인 출신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
소수의 지배층을 제외한 다수의 국민을 고통에 몰아넣은 국가의 정체성을 밝힌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C. 스콧(1936- ). 평생 미국 인디언 민족운동을 이끈 존 모호크(1945-2006). 급진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연합주의로 민족국가를 대체하는 ‘민주연합주의’ 쿠르드인 사상가 압둘란 오잘란(1947- ).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헌법을 만든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번재판소 판사 에드윈 캐머런(1953- ). 인류학을 자본주의 비판 학문으로 탈바꿈시킨 아나키스트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1961-2020).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자본주의와의 투쟁을 역설한 나오미 클라인(1970- ).
2부 ‘문학과 예술의 이단아들’은 자신이 처한 시대를 철저히 살아가며 미래를 제시한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 평생 시골에서 단순 소박한 삶을 살며 사회주의 운동을 한 영국 시인 에드워드 카펜터(1844-1929). ‘홀로 세상에 저항한 사람’ 프랑스 소설가 로맹 롤랑(1866-1944). 인류의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은 독일 판화가・조각가 케테 콜비츠(1867-1944). 자연인으로 살다 간 철저한 아웃사이더 헤르만 헤세(1877-1962). 세계산업노동자동맹IWW의 조직책으로 노동운동 지지 노래를 부른 미국 노동자가수 조 힐(1879-1915).
인간을 돌과 같이 본 비인간주의 생태시인 존 로버트 제퍼스(1887-1962). 반전 성명을 9차례나 발표했던 『나무를 심은 사람』의 장 지오노(1895-1970). 모든 억압에 반대한 『동물농장』, 『1984』의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1903-1950). 국가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전체주의에 반대한 바실리 그로스만(1905-1964). 강제적 권력에서 벗어난 자율성을 추구한 아나키스트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 인도의 빈민 주택 1만 채를 지은 건축가 로런스 베이커(1917-2007). 통독이후 상업적 음반시장을 극도로 혐오한 동독 지휘자 헤르베르트 케겔(1920-1990).
세상의 평판에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하게 노래한 프랑스 시인・샹송가수 조르주 브라상(1921-1981). 좌우와 타협하지 않고 소수자 이단의 길을 끝까지 걸은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1922-1975).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권위에 맞선 포르투갈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1922-2010). 20세기의 위대한 증인 스페인 소설가・시나리오 작가 호르헤 셈프룬(1923-2100). 모든 글을 고통과 착취, 힘없는 자의 절박함에 대해 썼던 존 버거(1926-2017). 모든 의미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자연의 신성함을 그린 에드워드 애비(1927-1989).
자연 생태계와 인간의 이상적인 공존을 추구한 미국 노동자시인 게리 스나이더(1930- ). 평생을 차별에 저항한 미국 흑인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1931-2019). 권력과 자본에 중독된 현대인의 해독제 시인 매리 올리버(1935-2019). 사전 시나리오 없이, 어떤 꾸밈도 없이 민중의 일상 그대로를 찍은 영화감독 켄 로치(1936- ).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존중한 칠레출신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1949-2020). ‘이의를 제기하는 행동’이 유일하게 세계화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는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1961- ). 길거리 담벼락 그림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영국 화가 뱅크시(1973- ). 자유와 정의를 노래하는 이란 랩퍼 히치카스(1984- ).
이들은 모두 시대와 세상 또는 나라의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 즉 대세에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간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본주의와 국가와 기득권과 싸우고, 엘리트주의를 거부하고,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반전운동을 벌이고, 여성해방을 부르짖고, 평화주의를 외치고,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환경운동의 선봉에 섰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평생을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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