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코스모스

대빈창 2023. 6. 29. 07:00

 

책이름 : 코스모스COSMOS

지은이 : 칼 세이건

옮긴이 : 홍승수

펴낸곳 : 사이언스북스

 

〈코스모스〉는 1980년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고, 같은 해 11월 책으로 출간되었다. 전 세계 60개국 7억 명이 시청했고, 책은 전 세계에서 700만부 가까이 팔렸다고 한다. 내가 잡은 책은 칼 세이건 서거 10주기 특별판으로 1쇄가 2006년에 나왔다. 그림을 많이 덜어냈고, 크기와 부피를 줄인 책은 700여 쪽이었다. 초판이 출간된 지 43년의 세월이 흘렀고, 나는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의 『COSMOS』를 펼쳤다. 세월의 때가 켜켜이 묻은 책술은 누렇게 변색되었다. 초대형 베스트셀러답게 많은 사람의 손을 타 앞쪽의 책 이음 부분을 스카치테이프로 수선했다.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적 질서’로 질서와 조화를 이룬 체계로서의 우주를 의미했다. 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조 개가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조 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한 별의 수는 10¹¹x10¹¹=10²²가 된다. 또한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의 행성들이 돌고 있을 것이다. 인류라는 존재는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 하늘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하다.

천체물리학자․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우주의 탄생에서 은하계의 진화, 태양의 생멸, 인간의 진화, 외계생명의 존재까지, 13개 Chapter에 담았다. 250컷 사진과 일러스트가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나는 대중 과학서의 유려한 문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문장가들이 혀를 내두를법한 천문학자의 글은 경쾌했다. 1장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는 은하단, 은하, 항성계, 행성 등 코스모스를 구성하는 존재들에 대하여. 빛은 1초에 약 30㎞, 지구를 7바퀴 돈다. 빛은 태양에서 지구까지 8분이면 온다. 빛이 1년동안 지나간 거리를 1광년光年이라고 부른다. 광년은 시간을 재는 단위가 아니라, 엄청나게 먼 거리를 재는 단위이다. ‘대폭발, 빅뱅’에서 시작된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이다.

2장 ‘우주 생명의 푸가’는 미세한 유기물질에서 진화해 온 지구생명의 역사에 대하여. 지구는 대략 46억 년 전에 성간 기체와 티끌이 응축된 구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최초의 생명은 대략 40억 년 전 원시 지구의 바다나 연못에서 태어났다. 사람은 100조 개 가량의 세포로 구성되었다. 성性은 대략 20억 년 전부터 생겼다. 생물은 30억년동안 녹조류 수준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겨우 수백만 년 전에 최초의 인간이 나타났다. 인간 DNA의 총 정보는 두꺼운 책 100권에 해당된다. 인간 세포 하나에 들어있는 큐클레오티드의 총수는 대략 100억 개나 된다.

3장 ‘지상과 천국의 하모니’는 프톨레마이오스에서 뉴턴까지 천문학의 발전과정을.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태양계에서 지구가 세 번째 행성임을, 요하네스 케플러는 화성의 공전 궤도가 타원임을, 뉴턴은 ‘만유인력萬有引力의 법칙’을 발견했다. 4장 ‘천국과 지옥은’은 지구의 소행성 충돌, 달의 운석공, 금성의 환경조건을. 1908년 6월 30일 이른 아침, 중앙시베리아의 오지에서 일어난 퉁구스카 대폭발은 밍케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 조각이 지구와 충돌한 사건이다. 1707년 에드먼드 핼리는 핼리 혜성의 76년 주기를 밝혀냈다. 금성 표면의 온도는 섭씨 480도에 이르는 고온으로, 표면의 대기압은 90기압에 육박하여, 지구 대기에서 우리가 느끼는 압박의 90배다. 금성의 풍속은 초속 100m, 대기는 96%가 이산화탄소, 구름은 완전히 농축된 황산 용액이다.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는 우주 탐험에 대한 동경과 화성탐사 계획에 대하여. 바이킹 1․2호는 1976년 7월 화성 표면에 착륙해 인류에게 처음 화성 지표면의 영상과 연구 자료를 송신했다. 현재 화성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지구 생명의 기원과 초기 역사를 규명하는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6장 ‘여행자가 들려준 이야기’는 보이저 1․2호가 보내준 태양계 외곽 지대의 영상과 천문학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에 대하여. 토성은 열두 개 이상의 위성을 거느렸고, 타이탄은 태양계 위성들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대기를 보유한 유일한 위성이다. 7장 ‘밤하늘의 등뼈’는 은하수와 이오니아 과학자들에 대하여. 인류사상사 최초의 위대한 과학 혁명은 기원전 600년과 400년 사이, 이오니아에서 태어났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히포크라테스, 엠페도클레스, 아낙사사고라스, 피타고라스 등. 별은 광막한 우주 공간에 흩어져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태양.

8장 ‘시간과 공간을 가른 여행’은 우주여행과 우주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하여. 한 움큼 움켜 쥔 모래알은 약 1만개다. 지구상의 해변이란 해변 모두에 깔려있는 모래알보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훨씬 많다. 1광년이 거의 10조㎞의 엄청난 거리인데 반하여 지구 지름은 겨우 1만3000㎞다.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은하 안드로메다자리 M 31까지는 200만 광년의 거리다. 오늘 우리가 보는 M 31에서 오는 빛이 지구를 향해 출발했을 때, 지구에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다. 9장 ‘별들의 삶과 죽음’은 별의 탄생부터 초신성 폭발로 인한 죽음까지 별의 일생과 생명의 기원에 대하여. 50억 또는 60억년이 지나면 태양은 적색거성赤色巨星이 되어 벌겋게 부풀면서 수성, 금성, 지구는 물론 내행성계가 완전히 태양에 들어간다. 수십억년이 흐르면 태양은 자신의 온기를 다 잃고 흑색왜성黑色矮星이 되어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10장 ‘영원의 벼랑 끝’은 우주의 시작과 종말에 얽힌 비밀에 대하여. 대폭발 후 우주는 팽창을 거듭했다. 우주의 원시화구元始火球도 식어서 매우 긴 파장의 빛을 내는데 이를 우주배경복사라고 한다. 우리 은하에서 태양이 은하의 중심을 도는 회전속도는 초속 200㎞로 엄청 빠른 속도지만, 은하 중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약 2만5000광년이므로 한바퀴 도는데 2억5000만년이나 걸린다. 11장 ‘미래로 띄운 편지’는 유전자와 두뇌의 정보처리 원리와 외계 생물과의 교신 가능성에 대하여. 각 세포의 핵 속에 들어있는 정보를 영어로 기록하면 약 1,000권의 책 분량이다. 세포 하나가 도서관이다. 우리 몸은 100조 개의 세포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뉴런neuron 세포에 암호로 씌어있다. 뉴런은 굵기가 수백분의 1mm로 우리 몸속에 약 1000억 개가 있다. 인간 두뇌의 정보량은 뉴런 연결의 총수로 그 정보를 모두 영어로 기술한다면 대략 2,000만권 책더미로 쌓일 것이다.

12장 ‘은하대백과사전’은 지적 외계생명의 존재가능성과 그들을 찾으려는 인류의 노력에 대하여. 우리 인류는 지구라는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물질 진화의 산물이다. 137억년의 긴 세월을 거쳐 결국 물질은 의식을 갖추게 되었다. 어느 특정 시점에서 볼때 고도의 기술을 자랑하는 문명권이 우리 은하에 겨우 열 개 정도 있을 수 있다. 13장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 줄까?’는 핵전쟁의 위협, 과학기술의 오용과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대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서 모든 도시에 투하된 폭탄의 총량은 TNT 200만톤(2메가톤)이었다. 수소폭탄 하나의 에너지다. 현재 세계의 핵무기 에너지 총량은 TNT 1만메카톤을 훨씬 넘는다. 핵전쟁이 터지면 TNT 100억톤 전부가 집중파괴에 쓰이면 한나절동안 제2차 세계대전을 1초에 한번 씩 겪어야한다. 전 세계의 모든 도시에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100만개가 떨어지는 셈으로 1000억명의 인명을 죽이고도 남는 수치다.

137억 년 전 빅뱅에서 은하단, 은하, 항성, 행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행성에서 생명이 출현하게 되고, 생명은 지능을 가진 생물로 진화했다. 물질에서 출현한 생물이 의식을 지니게 되면서 자신의 기원을 대폭발의 순간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1조개의 별들을 각각 거느린 1조 개의 은하들이 여기저기 점점이 떠있는 저 광막한 우주의 바다에 떠다니는 부질없는 초라한 존재라는 것을 보고 있다. 『코스모스COSMOS』는 핵융합에서 타고 남은 재가 의식을 갖추고 자신의 주위를 인식하게 되기까지 긴 여정을 담았다. 옮긴이 천문학자 홍승수는 “코스모스는 결국 인간과 우주, 그리고 인문과 자연의 이야기로, 인류 문명의 뿌리와 미래의 희망을 인간 이성理性에서 찾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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