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미술로 보는 20세기
지은이 : 이주헌
펴낸곳 : 학고재
『미술로 보는 20세기』는 미술작품을 통해 20세기의 100년을 들여다보는 접근법을 취했다. 미술작품을 통한 접근은 특정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당대인들의 보편적인 느낌과 정서, 그리고 반응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책은 도시와 관능, 여성, 혁명, 전쟁, 대중문화, 사상, 영화, 일상, 정치적 갈등, 테크놀로지, 생태계 등 12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은 2-6편의 글이 실려 50편이었다. 각 편마다 실린 3-7개의 도판은 모두 226개로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나의 리뷰는 각 편마다 낯익거나 대표적인 그림 한 점을 짧게 소개한다.
1장 「야망의 도시」, ‘메트로폴리스’는 대도시 인간들의 핵 분열적 고립과 소외의 극한을 보여 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밤을 지새는 사람들〉. ‘지하철’은 철창과 꽉 막힌 콘크리트 구조물은 이 시대의 폐쇄병동임을 지적한 조지 투커(George Tooker, 1920-2011)의 〈지하철〉. ‘범죄’는 ‘범죄의 일상화’를 청소년기의 일탈 행동에 빗대어 그린 미국화가 에릭 피슬(Eric Fischl, 1948- )의 〈나쁜 소년〉. ‘유행과 패션’은 20세기초 서구 여성들의 현대적 지향과 감수성, 스타일을 정확히 포착한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의 〈세 자매〉.
2장 「관능의 시대」, ‘성녀에서 요부로’는 유디트를 욕망에 도취된 관능적인 여인으로 그린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유디트 1〉. ‘네이처리즘’은 문명을 벗어버리고 어머니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네(Ernst Ludwig Kirchner, 1880-1938)의 〈모리츠부르크의 욕객들〉. ‘성 상품화’는 20세기말 성 상품화의 판타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패러디한 제프 쿤스(Jeff Koons, 1955- )의 〈아담 역의 제프〉. ‘에이즈 시대의 성’은 표리부동한 성의식과 성적 억압에 대한 저항, 도발 의지가 강하게 담긴 신디 셔먼(Cindy Sher-man, 1954- )의 〈무제 253〉.
3장 「혁명」, ‘멕시코 혁명’은 20세기의 격동을 앞장서 보여준 민족주의적 농민 반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1866-1957)의 〈해방된 땅과 인간에 의해 조절되는 자연의 힘〉. ‘러시아 혁명1’은 더 없이 단순한 기하학적 추상,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tsh, 1878-1935)의 〈붉은 광장〉. ‘러시아 혁명 2’는 독재자의 잔인성을 감추고 그를 대중의 영원한 지도자로 우상화한 알렉산드로 게라시모프(Aleksandr Gerasimov, 1881-1963)의 〈제18차 당대회에서의 스탈린〉. ‘문화대혁명’은 대약진 운동의 실패로 물러나있던 마오쩌뚱이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탈권 투쟁, 탕 샤오밍(湯小銘, 1939- )의 〈병고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글을 쓰는 루쉰〉.
4장 「팝 문화」, ‘팝의 시대’는 서구의 육체에 한국인의 얼굴을 한 ‘혼혈문화’ 강홍구(1956- )의 〈나는 누구인가 5- 내추럴 본 킬러〉. ‘마릴린 먼로’는 대량생산품처럼 실크스크린 판화기법으로 반복해 프린트한 앤디 워홀(Andrew Warhola Jr, 1928-1987)의 〈마릴린 2면화〉. ‘키치’는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는 소박한 욕망이 담긴 민정기(1949- )의 〈돼지〉. ‘매스 미디어’는 기계문명을 상징하는 자동차와 전자 문명을 상징하는 모니터의 조합 백남준(1932-2006)의 〈마르코 폴로〉.
5장 「전쟁」, ‘제1차 세계대전’은 남편을 잃고 장례식장에서 막 돌아온 여인을 그린 리하르트 치글러(Richard Ziegler, 1891-1992)의 〈젊은 미망인〉. ‘제2차 세계대전’은 화면 중심에 떨어진 폭탄의 충격으로 산지사방으로 튕겨나가는 민간인들을 그린 필립 거스턴(Philip Guston, 1913-1980)의 〈폭격〉. ‘한국전쟁’은 미군의 양민학살을 고발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한국에서의 학살〉. ‘베트남 전쟁’은 미군의 무차별적 학살을 다룬 미국 미술작가협회(AWC) 포스터위원회의 〈미라이 학살〉. ‘걸프전’은 갈수록 무감각해지는 도덕의식과 윤리관을 도마 위에 올린 앨런 세큘라(Allan Sekula)의 〈신체 없는 전쟁〉.
6장 「갈등의 시대」, ‘대공황’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표현한 알렉산더 호그(Alexandre Hogue, 1898-1994)의 〈가뭄지대〉. ‘정치적 탄압과 양심수’는 극심한 탄압을 받는 양심수을 새긴 판화 홍성담(1955- )의 〈개밥〉. ‘퇴폐미술’은 히틀러의 나치가 벌인 희대의 현대미술 탄압사건, 오토 딕스(Otto Dix, 1891-1969)의 〈카드놀이를 하는 상이군인〉. ‘인종 갈등’은 미국의 정의는 ‘백인 남성우월주의’임을 강하게 암시하는 미국 흑인화가 조 존슨(Joe Jones, 1934- )의 〈미국의 정의〉. ‘물신의 투쟁’은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는 시대, 미국화가 빅터 버진(Victor Burgin, 1941- )의 〈당신에게 소유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제3세계’는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 아프리카 자이르 태생의 화가 체이크 레이디(Cheik Ledy, 1962- )의 〈콘돔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7장 「사상」, ‘니체와 표현주의’는 영원한 어머니 자연의 포근하고 넉넉한 품을 상기시키는 오토 뮐러(Otto Mueller, 1874-1930)의 〈숲 속의 세 나녀〉. ‘프로이트와 초현실주의’는 꿈속 같은 상황을 프로이트 적 모티브로 전개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il, 1904-1989)의 〈가련한 게임〉. ‘브레히트와 레제’는 기계문명의 역사적 조건아래 있는 인간,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1881-1995)의 〈아침 식사〉. ‘사르트르와 자코메티’는 의식으로서의 인간의 존재를 드러낸 알베르트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가리키는 사람〉. ‘푸코와 마그리트’는 조형적 재현과 지시 사이의 분리를 깨뜨린 르네 마그리트(Renē Magritte, 1898-1967)의 〈두 개의 미스터리〉. ‘리오타르와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 모더니즘 미술의 시각에서 볼 때 완벽한 모던 예술, 바넷 뉴먼(Baret Newman, 1905-1970)의 〈Onement Ⅰ〉.
8장 「여성」, ‘잃어버린 성’은 어머니 혹은 여성으로서 세계의 자아를 표현한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의 〈우주와 지구, 나, 디에고 그리고 애견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이 욕망의 대상이 아닌 주체임을 강력히 선포한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1939- )의 〈정찬 파티〉. ‘한국의 여성’은 해방전후 공간의 전형적인 한국인 어머니상, 윤석남(1939- )의 〈어머니 2 : 딸과 아들〉.
9장 「일상」, ‘사고’는 20세기 대표적 사고, 교통사고 현장을 생생히 재현한 듀앤 핸슨(Duane Hanson, 1925-1996)의 〈사고〉. '가정‘은 자본주의에 완전히 복속된 현대가정의 모습을 그린 팝 아티스트 리처드 해밀턴(Richard Hamilton, 1922-2111)의 〈오늘날의 가정을 그렇게 다르게, 그렇게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도대체 뭔가?〉.‘한국의 아버지’는 농부 아버지의 낫과 편지를 그린 이종구(1954- )의 〈아버지의 낫〉.
10장 「영화」, ‘빛의 제국’은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 폭스의 트레이드마크를 그래픽 형식으로 처리한 에드워드 루샤(Edward Ruscha, 1937- )의 〈여덟 개의 스포트라이트가 있는 대형 상표〉. ‘스타의 탄생’은 1980년대 대표적 낙서화가 키스 헤링(Keith Haring, 1958-1990)의 브룩 실즈(Brooke Shields, 1965- )를 소재로 제작한 여러 점의 작품들.
11장 「테크노피아」, ‘대량생산 시대의 미학’은 파리 근교의 환경 조형물로 59대의 자동차와 1600톤의 콘크리트로 제작한 페르난데스 아르망(Fernandes Armand, 1928-2005)의 〈장기주차장〉. ‘스피드’는 속도가 주변 전체를 파편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자코모 발라(Giacomo Balla, 1871-1958)의 〈경주 자동차〉. ‘핵의 시대’는 미국의 물신주의적이고 맹목적인 야심의 반영, 호세 레나우(Josē Renau, 1907-1982)의 〈미국의 명사들〉. ‘전자 시대의 미술’은 빛을 소재로 공동체의 환경을 하나로 묶은 토마스 쉬테(Thomas Schǖtte, 1954- )와 에드워드 알링턴(Edward Allington)의 〈빛 설치〉. ‘가상현실’은 공포와 소외를 소재로 한 폴 개린(Paul Garrin, 1957- )의 〈하얀 악마〉.
12장 「잃어버린 낙원」, ‘끊어진 사슬’은 환경오염 시대의 불안을 포착한 사진작가 황규태(1938- )의 〈아메리카 아메리카〉. ‘신체의 항의’는 아름다움만을 추구하고 평가하는 현실에 강한 거부간과 저항의식을 나타낸 조엘 피터 위트킨(Pater Witkin, 1939- )의 〈홀로코스트의 초상〉. ‘되돌아보는 자연’은 기후변화에 따라 펼쳐지는 웅장한 번개 쇼를 목격하게 되는 월터 드 마리아(Walter De Maria, 1935- )의 〈번개 들판〉. ‘신천지를 향하여’는 한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강이 외화 된 듯한 비토 아콘치(vito Acconci, 1940- )의 〈개인적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