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의식의 강
지은이 : 올리버 색스
옮긴이 : 양병찬
펴낸곳 : 알마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었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이자 신경학자였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1933-2015). 『의식의 강』은 그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에세이로 10개의 이야기가 담겼다. 진화론, 식물학, 화학, 의학, 신경과학 그리고 예술까지. 그는 자신이 위대하고 과학적이며 독창적이라 여기는 영웅들 다윈Darwin, 프로이드Freud,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의 저서와 연구 가치를 소개했다. 하등동물에서 인간에 이르는 생물체들의 과학적 미스터리, 진화의 의미, 의식의 본질, 시간의 인식, 창의력 등을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냈다.
「다윈에게 꽃의 의미는?」, 다윈은 거의 30㎝에 달하는 꿀샘nectary을 가진 마다카스카르 난초의 구조를 분석하며, 그 꿀샘을 탐지하는데 알맞은 주둥이proboscis를 가진 나방이 발견되기를 기대했다. 그가 죽은 지 수십 년 후 마침내 그런 나방 한 종이 발견되었다.
「스피드」, 정상인이 손을 뻗는 속도는 초속 4.5m인데, 투렛증후군에 걸린 F, 셰인은 초속 7m로 손을 내밀었다. 세계적 수준의 운동선수들 중에는 투렛증후군 환자들이 즐비하다. 초인적인 사고 속도에 도달한 사람 중에는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철학자 이사야 벌린, 천재 희극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있다.
「지각력-식물과 하등동물의 정신세계」, 19세기말 스페인 해부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은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를 관찰했다. 영국의 찰스 셰링턴은 시냅스라는 용어를 만들고, 그것이 흥분 또는 억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청년 신경학자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1876년부터 1896년까지 무려 20년 동안 신경학자․해부학자로 살았다. 프로이트가 플리스에게 보낸 ‘과학적 심리학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논문은 오늘날의 신경과학 아이디어에 놀라우리만큼 적합한 개념들을 포함했다.
「오류를 범하기 쉬운 기억」, 제2차 나치독일의 영국런던 폭격 때 뒤뜰에 떨어진 테스밋 소이탄을 소화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뚜렷한데, 이는 큰 형이 보낸 편지의 생생한 이미지가 기억에 남은 것이다. 1980년 대선 캠페인에서 로널드 레이건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폭격기 조종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반복했는데, 이는 1944년 개봉된 영화 〈죽음의 전투기〉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다.
「잘못 듣기」, 색스는 어느날 한 친구에게 “업계 최고의 갑오징어a big-tame cuttlefish가 루게릭병으로 진단받았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잘못 들은 게 분명하다고 느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친구가 말한 건 업계 최고의 갑오징어가 아니라 업계 최고의 홍보전문가a big-time publicist였다.
「모양과 창조」, 수전 손택Susan Songtag은 어린 시절 독서를 통해 세상 문이 활짝 열림으로서 상상력과 기억이 개인적 경험을 훌쩍 뛰어넘어 무한히 확장되었다. 투렛증후군, 자폐증, 전두엽 손상 환자들은 타인의 언행을 흉내내는 불수의적 행동을 억제할 수 없다. 그들은 심지어 주변 환경에서 들리는 무의미한 소리를 흉내 내기도 한다.
「항상성 유지」, 내부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전문용어로 항상성homeostasis라고 한다. 젊은 수학자 한 사람은 매우 심각한 편두통 환자였는데, 편두통이 끝난 후 뚜렷한 반동현상을 겪었다. 즉 그는 다량의 맑은 소변을 배설함과 동시에 편두통이 가라앉은 후, 늘 창의적인 수학적 사고가 푹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의식의 강」, 뇌염후파킨슨증 환자 Y. 헤스터의 멈춤 현상은 심각했다. 그녀가 목욕중일 때 병실을 방문했다. 욕실은 물이 흘러넘쳐 홍수를 이루었는데 그녀는 꼼짝 않고 있었다. 색스가 그녀를 건드리자 그녀는 되돌아왔다. 그녀의 대답은 이랬다. 처음 목욕을 시작할 때 욕조에 물이 1인치 쯤 담겨 있었는데, 잠시 후 누군가가 자기를 건드리기에 정신을 차리고보니, 욕조에 물이 넘쳐 난리가 났다?
「암점-과학계에 비일비재한 망각과 무시」, 미국의 신경학자 위어 미첼, 프랑스의 신경학자 조제프 바빈스키․쥘 프로망, 소비에트의 신경학자 알렉세이 N. 레온티에프․알렉산더 자포로제프의 저술(환각지 증상, 부정적 환각)은 역사적 또는 문화적 암점scotoma에 빠져버렸다. 그것은 조지 오웰이 말하는 기억구멍memory hole이었다.
마지막은 〈뉴욕 매거진〉의 추천사다. “지성에 관해서는, 그는 철학자다. 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질문을 찾아가는 철학자다. 그는 무려 82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마음이 무엇입니까’가 가장 큰 물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