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진화한 마음

대빈창 2023. 10. 27. 07:00

 

책이름 : 진화한 마음

지은이 : 전중환

펴낸곳 : 휴머니스트

 

한국 최초의 진화심리학자는 『오래된 연장통』, 『본성이 답이다』에서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현상을 진화심리학의 시각으로 분석했다. 『진화한 마음』은 진화심리학 이론의 전반과 최신 연구 동향을 다양한 사례로 다루었다. 책은 프롤로그 「‘진화한 마음’이 왜 중요한가?」, 7부에 나뉘어 28편. 에필로그 「그래서 어쩌라고?」까지, 30편의 글로 구성되었다.

1부 ‘진화심리학의 토대’는 160여 년 전, 영국의 두 박물학자 찰스 다윈Charls Darwin과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Alfred Rusell Wallace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을 밝히는 과학이론을 처음 제창-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이론. 마음은 인류가 진화한 먼 과거의 환경에서 조상들이 직면했던 적응적 문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심리기제들의 묶음. 인류는 약 700만 년 전에 침팬지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아프리카 초원에서 수렵-채집 활동. 인간의 몸과 마음은 수렵-채집 사회에 맞추어 설계. 약 1만 년 전 농경사회와 수백 년에 불과한 현대 산업사회에 요구되는 심리적 적응이 진화할 시간은 없었다. 500만년이라는 인류의 진화기간을 1년으로 압축한다면 농업은 12월 31일 오전 6시에, 산업혁명은 이날 밤 11시 40분에 시작.

2부 ‘생존’은 우리의 진화한 미각과 현대 산업사회의 낯선 환경이 어긋나면서 비만, 성인병, 스트레스 등 여러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혐오는 주면 환경에서 병원체를 탐지해 미리 피하게끔 하는 심리적 적응.

3부 ‘성과 짝짓기’는 인간은 난잡한 일부일처제, 즉 남녀가 장기적인 짝-결속을 이루면서 동시에 일시적인 성관계도 자주 벌어지는 독특한 짝짓기 체계를 진화시켰다. 어떤 얼굴이 매력적인지 판단하는 보편적인 심리적 적응은 먼 과거의 수렵-채집 환경에서 우리에게 높은 번식 성공률을 약속했던 이성에게 끌리게끔 해준다.

4부 ‘가족과 혈연’은 피붙이에 대한 희생과 헌신은 미래의 그 어떤 보상도 기대하지 않는 이타적 행동, 비친족에 대한 호의는 미래의 보상을 기대하는 상리적인 행동. 자신의 무력함을 알리는 아기의 전형적인 특성들을 귀엽다고 여기게끔 인간은 진화 - 상냥한 정서에 휩싸여 아기를 정성껏 보살피게 했던 심리적 적응이 자연선택.

5부 ‘집단생활’은 우리는 과거에 만난 사람들 가운데 협력자보다는 사기꾼의 얼굴을 더 잘 기억하고, 사기꾼을 잘 탐지하게끔 추론하는 심리적 적응도 진화. 우정에 대한 사회적 보험 가설은 찾아오는 고난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 동맹 가설은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면 든든하게 내 편을 들어 줄 동맹자를 평소에 미리 만들어놓는 역할.

6부 ‘학습과 문화’는 학습은 과거의 진화적 환경에서 특정한 경험에 반응하여 적응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키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심리적 적응에서 유래. 문화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심리적 적응들로부터 유래한다. 즉 문화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이다.

7부 ‘응용 진화심리학’은 저소득이고, 저학력이고, 조상 대대로 살아와서 혈연․지연이 든든하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이성애자고, 배우자에게 충실한 영남 지역의 서민은 재난이 닥치면 사적으로 도와 줄 인맥이 든든하니 경제적으로 ‘진보적’인 성향은 다소 약하다. 실력 위주의 선발보다는 소속 집단에 따른 차별에서 이익을 얻는다. 이는 ‘보수적’인 성향이다. 고박꼬박 교회를 다니고 일평생 배우자만 바라보는 순정파는 동성애, 낙태, 혼전 성관계, 동거 등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보수적’인 성향이다. 뽑을 정당이 두세 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기 입장과 꽤 겹치는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일은 놀랍지 않다.

진화심리학은 간통, 폭력, 외부인에 대한 편견 등이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된 심리적 적응에서 나오는 것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에 면죄부를 준다고 오해할 수 있다. 진화심리학자은 말했다. “설명은 정당화가 아니다.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이라는 연구 대상을 설명할 뿐 연구 대상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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