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화가의 우연한 시선
지은이 : 최영미
펴낸곳 : 돌베개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 1994) 를 잡고, 시인의 서양미술사 감상기 『시대의 우울』(창작과비평사, 1997)과 『화가의 우연한 시선』(돌베개, 2002)을 연이어 잡았다. 책은 고대 이집트 왕의 조상 조각에서 1960년 미국 사실주의 화가 호퍼까지 우연히 시선이 닿은 후, 저자의 마음에 자리 잡은 미술작품들을 다룬 21개 꼭지로 구성되었다.
1)산우스레트 3세(Senusret Ⅲ, 기원전1836-기원전1818년 재위)는 이집트의 황금시대 12왕조의 네 번째 왕, 그는 진한 인간미, 완고한 미술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왕실 초상을 도입, 심리적 사실주의. 고대 이집트 〈산우스레트 3세의 초상〉 규암 높이 16.5㎝. 2)기원전 200-기원전190년경. 대리석, 높이 240㎝, 기원전 190년경 로도스 섬의 유다모스가 시리아 군과의 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제작한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바람을 조각’한 헬레니즘 시대의 가장 뛰어난 조각.
3)도나텔로(Donatello, 1386-1466)는 르네상스 초기의 조각가. 1455년경, 높이 188㎝, 〈막달라의 마리아〉는 부분적으로 금박을 입힌 나무조각으로 처음과 끝을, 죄와 구원을, 죽음과 부활의 이미지를 막달아 마리아의 몸을 빌려 조각. 4)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는 조형 예술의 세 분야 회화․조각․건축에 모두 뛰어났던 거장, 미켈란젤로 안에 존재하는 성聖과 속俗, 영혼과 육체의 갈등은 그를 괴롭히는 한편 창조적인 에너지의 원천 〈리비안 시빌〉 1513년경, 시스티나예배당 천장화.
5)폰토르모(Jacopo da Pontormo, 1494-1557)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1525/1526-1528년, 유화는 피렌체 매너리즘의 유일한 걸작, 그리스도의 죽음을 우아한 색채의 향연으로 바뀌놓은 화가. 6)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의 〈엠마우스에서의 만찬〉, 1596-1600년경, 유화. 매너리즘의 과장된 세련과 왜곡을 거부한 카라바조의 급진적 자연주의.
7)서양 역사상 최초의 위대한 여성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1593-1651)의 〈유디트와 홀로페네스의 목을 든 하녀〉 1625년, 유화는 열아홉에 겪었던 성폭행과 무관하지 않은 유디트처럼 성과 관련된 폭력적인 주제에 집착. 8)시민적-프로텐스탄적 바로크를 대표하는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1632-1675)는 1년에 고작 두어 개의 그림을 그려, 현재 그의 진품으로 확인된 것은 30여점에 불과, 〈음악 연습〉 1664년경, 유화는 정확한 원근법과 기하학적 구성.
9)17세기 네덜란드의 정물화는 현실지향적인 가치와 칼뱅교의 윤리가 충돌, 헤다(Willeam Clasez. Heda, 1594-1680)의 〈정물〉 1634년, 유화. 라이스(Rachel Ruysch, 1664-1750)의 〈꽃〉 1700년 이후, 유화. 10)로코코(Rococo)는 루이 14세가 죽은 1715년부터 프랑스 혁명이 시작된 1789년 무렵까지 프랑스가 주도했던 18세기 유럽미술, 마리 루아르의 〈샤틀레 후작부인의 초상〉 1745-1749년 유화. 라 투르의 〈퐁파두르 부인〉 1755년 유화. 미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이 로코코의 이상, 인위적인 질서 대신에 있는 그대로를 그림으로 삼은 샤르댕의 〈시장에서 돌아와서〉 1739년, 유화.
11)19세기 낭만주의 화가 들라클루아(Eugēne Delacroix, 1798-1863)의 〈제니의 초상〉 1840년, 유화는 들라클루아가 죽을 때까지 헌신적으로 봉사한 제니(jenny Le Guillou, 1801-1869). 12)도미에(Honorē Daumier, 1808-1879)의 〈세탁부〉 1860-1861년, 유화는 19세기 유럽 노동계급의 열악한 삶을 고발.
13)유럽미술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독창적인 영국의 풍경화가 컨스터블(Consitable, 1776-1837)의 〈건초 마차〉 1821년 유화. 터너(J. M. W. Turner, 1775-1851)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위대한 서부철도〉 1844년 유화는 산업혁명기 영국을 비추는 두 개의 거울. 14)부댕(Eugēne Boudin, 1824-1898)의 〈휜 구름, 파란 하늘〉 1859년, 파스텔은 바로 그 없음이, 텅빈 하늘의 여백.
15)1870년대 절정을 이룬 인상파 회화는 도시인을 위한 풍경화,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풀밭 위의 점심〉 1865년, 유화로 인상파에 이르러 대기, 빛, 구름 등이 그림의 주체. 16)당대 삶의 예민한 관찰자이자 인간의 조건에 대해 깊이 통달한 현대회화의 선구자 드가(Edgar Degas, 1839-1906)의 〈압상트 주〉 1876년, 유화.
17)감각적 세계에 충실하되 사물의 현상이 아니라 본질을 포착해 재구성하는 세잔(Paul Cēzanne, 1839-1906)의 〈사과, 유리잔이 있는 정물〉 1879-1882년, 유화는 서양미술사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작품 가운데 하나. 18)라파엘전파의 영국 시인․화가 로제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1882)의 팜 파탈의 도상학적 특징들을 원초적으로 표현한 〈레이디 릴리트〉 1867년, 수채화.
19)아르누보 공예가 에밀 갈레(Ēmile Gallē, 1846-1904)의 〈목이 긴 병〉1898년경, 높이 49.3㎝, 지름 17-14㎝는 동과 서의 예술을 융합해 새로운 양식을 창조. 20)마술적 리얼리즘의 르네 마그리트(Renē Magritte, 1898-1967)는 태양이 빛나는 하늘 아래의 야경 〈빛의 제국〉 1954년, 유화는 상식을 뒤엎는 이미지들의 반란을 통해 언어와 이미지 그리고 사물의 앞뒤를 성찰하게 만드는 그림.
21)20세기 미국의 대표적 리얼리스트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미국자본주의가 본 궤도에 오른, 슈퍼마켓과 코카콜라로 상징되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에 길 잃은 사람들의 무기력한 상태를 표현한 〈햇빛 속의 여인〉 1961년, 유화. ∣덧붙이는 글∣ ‘말하는 풍경’은 저자의 풍경화에 대한 취향의 변화를 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