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뉴라이트 비판
지은이 : 김기협
펴낸곳 : 돌베개
내가 잡은 역사학자 김기협(1950- )의 세 번째 책은 2008년 12월 초판이 발행된 『뉴라이트 비판』이다. 민간독재 이명박(2008-2013) 정권에서 무소불위(?)의 조폭처럼 활개를 쳤던 그들 뉴라이트. 뉴라이트전국연합, 한반도선진화재단을 비롯한 뉴라이트 단체들은 ‘신보수’를 표방하며 식민지배와 독재를 정당화했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밀어 붙였다.
역사학자는 ‘역사적 지식’과 ‘상식’을 내세워 뉴라이트의 본질과 현상을 전방위로 비판했다. 책은 뉴라이트의 활동과 담론, 이념에 대해 총체적으로 비판한 최초의 책이었다. 서문과 본문을 이룬 18개의 장, 그리고 부록으로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서평 ‘역사책? 글쎄다, 교과서? 아니다’와 후기로 구성되었다.
뉴라이트의 인간관-정치적 태도를 빙자하여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기가 속한 사회를 배신하는 것은 사회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명백한 죄악이다. 뉴라이트는 일본의 의도는 착취가 아닌 ‘영구병합’에 있었다며 일본의 식민통치를 옹호한다. 국가관-뉴라이트는 자본주의를 신앙 차원으로 받들다보니,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일본 식민통치를 옹호하고, 이승만을 ‘한국을 자본주의로 이끈’ 공로를 내세워 찬양한다.
식민지 근대화론-이영훈은 1910-30년대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6%를 기록했다고 강조한다. 아무것도 없던 출발점에서 연 3.6%가 높은 성장률인가? 일제 통치는 성장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억누르고 가로막았다. 이념-이영훈은 일제 협력자 집단이 한국의 자본주의화에 잘 적응된 자들로 대한민국 발전의 주체가 되었다고 한다. 항일투사든 성실한 노동자든 모두 역사의 낙오자로 대한민국에 가치 있는 공헌을 하지 못한 자들이다.
문명관-뉴라이트 역사관은 역사에서 자본주의화 이외(민족주의․민주주의)의 모든 의미를 지워버리려 한다. 그들은 기존 가치체계를 뒤집어 신자유주의 노선 실행을 추구한다. 민족관-한국의 뉴라이트는 민족주의를 무기로 이용할 수 없을 바에는 적군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려고 한다. 자원 공급감소라는 현실변화 앞에서 계급간 화해 노력은 포기하고,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대미관-뉴라이트의 미국에 대한 집착은 남북대결을 고착시키려는 의도다. 이승만을 떠받들고 ‘건국’을 과대포장하는 그들 역사관의 목적은 ‘통미봉북通美封北’의 전략을 뒷받침한다. 경제정책-이명박 정권은 광복절 특사로 재벌총수들을 모두 풀어주었다. 공기업 민영화도 자산매각, 국민 참여가 아닌, 주식매각으로 대기업에 특헤를 몰아주었다.
자본관-뉴라이트에게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은 자본주의 발전을 방해한 테러리즘,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운동은 좌파 책동에 놀아나는 무책임한 사보타주로 보일 것이다. 친일파-뉴라이트의 선지자, 친일논객 현영섭(아마노 미치오天野道夫)은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는 식민주의 역사관을 받아들여, 약육강식의 세계사의 흐름에서 일본의 조선 합병을 거역할 수 없는 필연으로 보았다.
친미 내셔널리즘-이광수의 내셔널리즘은 힘에 대한 욕망으로 친일 내셔널리즘의 모순도 파악하지 못하는 지성의 허약함을 드러냈다. 허약한 지성은 곡필의 조건이고 유연한 신념은 기회주의자의 특성이다. 주류 역사학계-『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에 진보학자가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류 학계의 과도한 보수성에 대한 반작용에서 반사이익을 받은 것이다.
대북관-뉴라이트가 남북관계 긴장 상태의 유지 내지 격화를 바라는 것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펴는 미국이 세계의 군사적 긴장을 키우는 군사정책을 취한 것과 똑같다. 대안 교과서-기존 역사관이 민족과 민중에 복무하는 것이라면 뉴라이트 역사관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사사社史 수준으로 물러났다.
승리주의-신자유주의에 앞장서 온 미국이 금융 위기에서 뭔가 조정을 시도하고 있는 판에, 한국의 뉴라이트는 자유방임 깃발을 그대로 휘젓고 있어 유사종교 수준의 인식을 보여준다. 역사 교과서 파동-뉴라이트는 역사학에 소양이 없어 보이는 여러 분야 사람들을 모아 교과서도 못되고, 역사서로 봐주기도 못한 ‘대안 교과서’란 것을 만들어 정권의 힘으로 역사교육을 뒤집으려고 한다.
보수주의-한국에서 합리적 보수주의가 제 자리를 못잡는 것은 제도적 측면에서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근원적 문제는 냉전해소 20년이 지난 후에도 미국을 ‘혈맹’이라 부르는 기형적 안보의식에 있다. 대처법-뉴라이트는 수구 집단의 가치를 집약해서 보여준다.그들은 자유를 내면화하지 않고 소유의 대상으로 객체화하며, 따라서 내 것을 주장하되 남의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
역사학자는 뉴라이트의 본질을 꿰뚫었다. “신자유주의를 이 나라의 정책 노선으로 끌어안자는 속셈은 가진 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수구집단 기득권층의 결집을 정권의 근거로 삼는 극우정치 노선을 뉴라이트가 빚어낸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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