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

대빈창 2023. 11. 14. 07:30

 

책이름 : 미래가 불타고 있다

지은이 : 나오미 클라인

옮긴이 : 이순희

펴낸곳 : 열린책들

 

내가 잡은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 53)의 두 번째 책은 부제가 ‘기후 재앙 대 그린 뉴딜’인 『미래가 불타고 있다On Fire』다. 베스트셀러에 눈을 흘긴 활자중독자의 독서이력을 후회하게 만든 작가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제라도 그의 글을 접한다는 것이. 내가 잡은 첫 책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This Change Everything』는 기후운동의 바이블로 평가받았다. 군립도서관을 검색했다. 세계적인 슈퍼 브랜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이면을 해부한 그녀의 첫 책 『노 로고No Loge』가 떠올랐다. 대여도서 맨 위에 올렸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는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이후 5년 만에 내놓은 기후변화에 관한 책이다. 책은 저자가 10년 동안 쓴 장문의 기사와 논평, 대중 강연원고로 구성되었다. 인류 최악의 재앙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결집하고 있는 사람들과 단체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다. 무려 68쪽 분량의 프롤로그 「우리는 들불이다」는 스웨덴의 열여섯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끈 등교거부 운동을 강렬하게 묘사했다. 2019년 3월 중순, 사상 최초의 기후 파업에는 동시에 125개국 2,100여 곳에서 160만 명의 지구 청소년들이 동참했다.

본문에서는 새로운 기후운동의 흐름을 16개 장에 실었다. 2010년 4월 20일, 멕시코만에서 BP사의 딥워터호라이즌 시추선이 폭발했다. 7월 15일 간신히 유정입구를 봉인했다. 유출된 원유의 양은 400만 배럴로 미국 영해에서 터진 최대 규모 사고였다.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불러온다는 과학계의 강력한 이론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표적 모임 허틀런드연구소Heartland Institute는 2008년 이후 해마다 두 차례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위험성 높은 대규모 기술을 동원하는 지구공학적 계획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번식시켜 탄소를 빨아들인다는, 황산염 에어로졸을 대기 상층에 분사해 냉각효과를 가져오는, 우주로 반사되는 태양 광선을 늘리는 구름을 표백하는 등.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지구물리학자 브래드 워너의 대중 봉기는 통제를 벗어나 질주하는 경제 기계를 둔화시킬 가장 유력한 요인. 기후변화는 인류가 실행에 옮겨 본 적이 없는 대규모 집단행동을 필요. 수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조직화된 세계적 운동에 참가하는 일원으로서만 엄청난 도전에 대응.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프린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삼은 경제는 희생지대 없이 불가능. 기후변화에 관한 점진주의와 중용은 인류를 극단적이고 뜨겁고 참혹한 미래로 유도. 기존 유전과 광산에서 이미 생산된 석유, 가스, 석탄을 모두 연소하면 1.5도 상승을 넘어 2도까지 넘어 설 가능성. 기후학자들은 온난화된 세계란 곧 극단적인 세계라고 경고.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개인들이 챙기고 엄청난 규모의 위험을 사회에 떠넘기는 석유․석탄 경제의 관행을 없애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은 공정성과 민주성이 더욱 강화된 경제로 가는 기회. 1980년대 파멸적인 온난화를 막기 위한 시작점에서 격렬한 자유 시장주의가 인류를 집어 삼켰다. 허리케인 마리아의 급습으로 푸에토리코에서 3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근본적 원인은 공공 부분의 계획적인 약화로 인한 부실한 구호 노력이 빚은 결과였다. 우리 행성의 건강이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기후변화를 핵심적 의제로 다루는 스물아홉의 새내기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에필로그 「그린 뉴딜의 골자」는 그레타 툰베리를 다시 불러내어, “자기 집에 불이 났을 때처럼 행동하라. 정말로 집이 불타고 있다”는 그의 호소를 인용했다. 저자는 말했다. “지금까지는 행동하자고 외치는 일에 에너지를 투입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에너지를 행동 그 자체에 쏟아 부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부끄럽게 기후 악당국가였다. 2017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톤, 2018년에는 7억2천만톤을 넘겼다.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7위다.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 GDP가 두 배 이상 되는 독일의 배출량을 곧 추월할 것이다. 이 땅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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