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지은이 : 허연
펴낸곳 : 생각정거장
〈매일경제〉신문 ‘BOOK' 색션에 연재되었던 〔허연의 책과 세상〕이 두 권의 책으로 묶였다. 나의 책읽기는 순서가 바뀌었다. 부제 ‘지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문장의 향기’가 가리키듯 시인은 시인과 소설가, 철학자, 혁명가, 과학자들의 책읽기를 통해 ,그들 사상의 정수가 담긴 문장을 뽑아냈다. 6부에 나뉘어 57편이 실렸고, 3-4쪽 분량의 글은 읽기에 편했다.
1부 ‘태초에 스토리가 있었다’는 한국 소설가 박상륭(1940-2017)의 소설이라기보다 하나의 철학적 경전으로 한국문학사에 오롯이 자리를 잡은 『죽음의 한 연구』에서, 두뇌 자체가 도서관 움베르토 에코(1932-2016). 生을 지적 실험에 바친 투사 장폴 사르트르(1905-1980). 근원 탐구와 해탈에 대한 갈구 헤르만 헤세(1877-1962). 너무 일찍 지상에 온 천재 제임스 조이스(1882-1941). 인생의 세밀화를 가장 잘 그려낸 레이먼드 카버(1938-1988). 동양의 세계관을 담은 간결한 문체 이미륵(1899-1950). 현대소설의 기수 앙드레 지드(1869-1951). 지상에서 쓰일 수 없는 아포리즘 생텍쥐베리(1900-1944). 영성이 문학이 되게 한 칼릴 지브란(1883-1931). 고요한 권태와 시간의 장소에 놓여있는 존재 『나를 부르는 숲』의 빌 브라이슨(1951- )까지 11편.
2부 ‘소설 읽는 시간’은 우리 시대의 정직한 시대정신 『상실의 시대』의 무라카미 하루키(1949- )에서, 『닥터 지바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 『아웃 오브 아프리카』 카렌 블릭센(1885-1962). 『1984』 조지 오웰(1903-195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거릿 미첼(1900-1949). 『모비딕』 허먼 멜빌(1819-1891). 『불한당들의 세계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 『소립자』 미셸 우엘베크(1958- ). 1989년 살해당한 아마존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기 위해 쓴 『연애소설을 읽는 노인』의 루이스 세풀베타(1949-2020)까지 9편.
3부 ‘시의 정신’은 이 세상에서 망자에게 바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레퀴엠 「장례식 블루스」의 W. H. 오든(1907-1973)에서,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 딜런 토마스(1914-1953). 『풀잎』 월트 휘트먼(1819-1892). 「이제 우리들은 조금씩」 세르게이 예세닌(1895-1925).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 반도를 넘어 만주 일대를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던 대륙인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의 백석(1912-1996)까지 6편.
4부 ‘철학자의 삶’은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기 이론을 가진 미학자 박이문(1930-2017)에서, 일본의 젊은 니체 사사키 아타루(1973- ). 프랑스 구조주의 상징적 인물 줄리아 크리스테바(1942- ). 68세대의 대표주자 앙드레 고르(1923-2007). 스토아학파의 대표 사상가 루키우스 세네카(B.C.4?-A.D.65). 대화이론 정립 미하일 바흐친(1895-1975). 산전수전 다 겪은 현실주의자 공자(B.C.551-B.C.479). 인류 지성사의 변곡점 바뤼흐 스피노자(1632-1677). “말할 수 없는 것에 괸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까지 9편.
5부 ‘시대를 거스른 자들의 용기’는 가부장제는 유례없는 지배 이데올로기 케이트 밀릿(1934-2017)에서, 촉망받는 분자생물학자에서 히말라야 티베트 승려로 마티유 리카르(1946- ). 인간의 자유의지와 관용을 중시한 인문주의자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무스(1466-1536). ‘새롭게 보기’의 안내자 존 버거(1926-2017). 준엄한 지식인이자 속정 깊었던 아버지 정약용(1762-1836). 『백과전서』을 완간한 드니 디드로(1713-1784). 스스로 길을 만들면서 걸어간 루쉰(1881-1936). 알제리 해방전선의 이론가․외교관 프란츠 파농(1925-1961). 새로운 세상을 꿈꾼 허균(1569-1618). 평등사회와 실리외교를 중시한 실학자 박세당(1629-1703). 부패한 교황청을 비판하여 화형당한 신학자 얀 후스(1372-1415).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사상의 원효(617-683)까지 12편.
6부 ‘미래의 지성을 읽다’는 임상노트가 이미 문학이었던 ‘의학계의 계관시인’ 올리버 색스(1933-2015)에서,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의 서유구(1764-1845). 20세기 문을 열어젖힌 천재 사회학자 게오르그 지멜(1858-1918).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의 노학자 김우창(1937- ). 세계 최고 지성의 산실 갈리마르 출판사 가스통 갈리마르(1881-1975). 인공 지능의 시조 앨런 튜닝(1912-1954). 식민제국주의 본질을 폭로한 장 치글러(1934- ). “지구에 그만 손을 대라” 제임스 러브록(1919-2022). 알래스카의 숭고한 자연을 보여 준 호시노 미치오(1952-1996). 구름의 이름을 지은 루크 하워드(1772-1864)까지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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