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NO LOGO
지은이 : 나오미 클라인
옮긴이 : 정현경․김효명
펴낸곳 : 중앙M&B
내가 잡은 『NO LOGO』는 2002년에 출간된 초판1쇄였다.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살림Biz, 2010)로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 저널리스트로 반세계화 운동을 이끄는 진보주의자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의 데뷔작이다. 나에게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미래가 불타고 있다』에 이어 세 번째 책이다. ‘반反 세계화’ 운동의 바이블이 된 책은 세계적인 슈퍼브랜드를 통해 자본주의 세계의 이면을 해부했다. 나오미 클라인이 5년여에 걸쳐 전 세계의 노동환경을 직접 발로 뛰어 조사한 관찰 기록이었다.
옴니콤 그룹(Omnicom Group) 광고담당 전무 데이비드 루바스(David Lubars)는 “소비자는 바퀴벌레와 같다. 반복해서 약을 뿌리다보면 면역이 생긴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 체제는 온통 브랜드에 휩싸였다. 나이키 조깅화로 뛰며 맥도날드 햄버거와 콜라로 속을 채우고 IBM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스타벅스 매장에 앉아 애플 아이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노동착취가 벌어지는 개발도상국의 수출가공 지구의 노동시간은 스리랑카 14시간, 인도네시아 12시간, 중국 남부 16시간, 필리핀은 16시간이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젊은 여성으로 한국이나 대만, 홍콩에서 온 계약업체나 하청업체에 고용되어 있다.
전세계 자산의 33% 이상을 통제하는 초국적 기업들은 전세계 직접 고용에서 5%만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100대 대기업의 총자산은 1990년에서 1997년 사이 288% 증가했지만 이들 기업에 고용된 사람의 수는 같은 기간 9% 이하의 성장율을 보였다. 현지 하청업체들은 공장을 소유하지 않았다. 대신 공장은 이전하기 전에 운영하던 한국이나 대만의 업체들이 소유하고 운영한다.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스포츠 의상은 온두라스의 아동 노동자, 뉴욕의 노동착취 공장에서 생산된다.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의 관능적인 흑백사진의 게스 청바지는 캘리포니아 계약업자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폰타혼카스〉 피마자를 만드는 디즈니의 아이티 공장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아이들을 설탕물로 키우고 있다. 미국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 바비 인형의 주름 잡힌 옷을 만드는 인도네시아, 중국 아이들은 노예 상태로 일하고 있다. 파키스탄 어린아이들이 시간당 6센트를 받으며 나이키 축구공을 만든다. 아디다스, 리복, 움브로, 미트르, 브린 느도 파키스탄에서 공을 생산한다. 1만명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노예 계약으로 팔려가 가축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아동 노동, 위험한 농약, 생존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적은 임금을 통해 생산된다. 1995년 나이지리아의 존경받는 작가, 환경운동지도자 켄 사로 위와는 로얄 더치/셸의 니제르강 삼각주 석유개발이 인간과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다 독재정권에 의해 교수형에 처해졌다.
인도네시아의 나이키 노동자가 하루에 2달러를 받으며 만들어 낸 신발이 샌프란시스코 나이키 타운 매장에서 120달러에 팔린다. 기업 경영인과 유명 인사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높은 연봉을 받고, 수천만 달러가 브랜드 만들기 광고에 투입된다. 이는 모두 판자촌, 지저분한 공장, 노예적인 노동, 어린 여성들의 삶을 짓밟은 결과물이었다. 나이키가 1년동안 광고에 투자하는 돈을 벌려면 중국 유에 엔(Yue Yen) 나이키 공장에서 일하는 5만명의 노동자는 19년을 일해야 한다. 월마트의 연간 매출액은 아이티의 연간 예산의 120배다. 아이티 노동자가 시간당 28센트를 벌 때 디즈니의 CEO 아이스너는 9천7백83달러를 번다. 아이스너가 한 시간에 버는 돈을 벌려면 아이티 노동자는 16.8년을 일해야 한다. 1996년 아이스너가 스톡옵션으로 받은 1억8천만 달러는 아이티 노동자 1만9천명과 그 가족들을 14년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는 금액이다.
21세기 현재, 비뚤어진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상징하는 다국적 기업들 나이키, 셸,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널드, 코카콜라, 스타벅스, ······ 의 브랜드에 포위되었다. ‘나는 쇼핑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한심한 정체성이 이 시대의 몰골이었다. 아시아, 중앙아메리카, 남미, 아프리카의 서구 국가 해외기업들은 현지의 독재 권력과 경제적 이권으로 맺어졌다. 농민과 부족민을 땅에서 추방하고, 공장노동자들의 파업을 탄압하고, 평화시위자들을 고문하고 살해했다. 저자는 질타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어마어마한 이윤을 뽑아내고자 가난한 국가들을 착취하는 곳이 바로 지구촌이라 불리는 마을이며, 첨단 과학기술과 다양한 일자리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평등한 활동 영역이 생겨날 거라는 브랜드 광고는 환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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