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대빈창 2024. 1. 10. 07:30

 

책이름 :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지은이 : 리처드 도킨스외 15인

펴낸곳 : 바다출판사

 

2005년 미국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지적 설계론’을 생물 수업에 가르쳐야 한다는 법정소송으로 떠들썩했다. 창조론을 종교 신화가 아닌 과학이론의 하나로 둔갑시키는 술책이었다. 미국 우파의 두뇌집단으로 지적설계론의 참호 디스커버리연구소의 유물론적 과학을 ‘신학적 기독교 과학’으로 대체하려는 전략의 마지막 단계였다. 우리 시대 가장 대중적인 과학자 16인이 공동집필한 책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벌이는 지적 설계운동에 대한 정밀하고 명쾌한 과학적 논박을 펼쳤다.

지적 설계이론은 기독교 도그마와 신빙성 없는 과학이 뒤범벅된 것으로 헌법수정조항 제1조를 피하기 위해 개정되고 위장된 창조론, 진화생물학자 제리 A. 코인(Jerry A. Coyne). 수렵과 채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세상을 ‘우리’와 ‘남’으로 나누었고 과학과 종교 논쟁에서 양측의 감정이 손쉽게 조작되는 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유산, 이론물리학자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

우선 어떤 과학자의 연구를 잘못 이용, 설명하여 성난 반박을 불러오고 자신들에게 퍼부어진 비판에 대응하는 대신 가르쳐야 할 ‘논란’이 있다는 증거로 삼는 지적 설계론, 철학자 대니얼 C. 데닛(Daniel C. Danntt). 종의 역사에서 의식을 경험한 개인들이 생존투쟁에서 유난한 성공을 거두었고 자연선택은 의식을 갖는 인간의 마음을 설계, 진화심리학자 니콜라스 험프리(Nicholas Humphrey).

두발 보행 영장류들이 지난 600만년 동안 반복적으로 멸종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화석기록, 고생물학자 팀 D. 화이트(Tim D. White). 고대 세계가 지금도 우리 주변과 우리 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전자 및 생물학적 과정들을 이용한 일상적 진화메커니즘에 의해 탈바꿈, 진화생물학자 닐 슈빈(Neil H. Shubin).

든든한 돈줄의 지적 설계 비밀조직이 꾸며낸 수많은 거짓말 가운데 하나는 설계자가 아브라함이 모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불특정한 지적 존재라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아메리카 본토로부터 970킬로미터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에 우연히 도달한 이주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독자적인 종으로 진화, 행동과학자 프랭크 J. 설로웨이(Frank J. Sulloway).

일상적인 일들을 해내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한 여러 가지 인지․감정․메커니즘들이 한 곳으로 모인 결과 생긴 부산물이 종교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의식, 인류학자 스콧 애트린(Scott Atran). 수천 년에 걸친 도덕적 진보는 사람들이 타인의 삶에 자신을 투영하여 공감의 범위를 넓히도록 장려하는 상황들의 관점,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거(Steven Pinker).

멈출 수 없는 진화적 연속의 한 단계인 일시적 평형상태를 기술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다윈주의적 우주의 법칙, 연구물리학자 리 스몰린(Lee Smolin). 각 유전자에 입력되는 조절신호의 개수에 대해 그리고 각 입력수준에 따라 유전자 활동을 지휘하는 제어규칙들에 대해 아주 단순한 제약만을 받은 무작위적으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놀라운 질서를 만드는 자기조직화, 이론물리학자 스튜어트 A. 카우프만(Stuart A. Kauffman).

우주는 생명을 생산하는 자기복제를 하는 최초의 분자들이 생기는 데 가장 단순한 종류의 화학만으로 가능, 양자물리학자 세스 로이드(Seth Lloyd). 진화를 둘러싼 논쟁에서 문제는 ‘설계’라는 개념으로 목적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 아닌 과학자, 이론물리학자 리사 랜들(Lisa Randall).

새로운 물리적 힘․분자․화석․종․뇌 기능․사회학적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무지 속에서 살 것이고 이는 과학과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는 오늘날 일종의 장애, 진화생물학자 마크 D. 하우저(Marc D. Hauser).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생태와 진화의 오랜 상호작용 덕분으로 우리의 생존과 삶의 질은 이 두 개념에 대한 폭넓은 대중적 이해에 달려, 고생물학자 스콧 D. 샘슨(Scott D. sampson).

부록으로 ‘펜실베이니아 중부 미국 연방 지방법원 판결문 발췌’가 실렸다. 연방법원의 담당판사 존 E. 존스는 진화론과 지적설계론 양측이 제시한 자료와 주장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판결했다. “과학 수업에서 지적 설계론을 가르치는 것은 정교분리政敎分離를 선언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 이는 종교에 뿌리를 둔 검증 불가능한 대안적 가설로 그 종교적 전신인 창조론과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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