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
지은이 : 김은진
펴낸곳 : 도솔
저자의 생명공학, 특히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농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GMO 분야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게 만들었다. GMO는 '생물이 자연적으로 가질 수 없는 유전자를 갖게 끔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GMO는 유전자 변형이 아니라 조작이었다. GMO를 먹으면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는 1988년 영국 로웨트 연구소의 '아파드 푸스타이' 박사에 의해 최초로 밝혀졌다. 인간과 장기가 비슷한 쥐에게 유전자 조작 감자를 먹인 뒤 10일이 지나자 쥐의 모든 장기의 중량이 감소되었다. 90일을 먹은 쥐는 간 기능, 면역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사실을 발표하자 박사는 연구소에서 즉시 짤렸다.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는 생명공학 연구가 기업의 이윤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밀은 GMO가 없다. 세계 제1의 생명공학 회사로 유전자조작 종자를 가장 많이 파는 회사가 몬산토였다. 미국인의 주곡인 밀의 GMO를 미국정부가 반대했다.
유전자조작 식품은 세계 곳곳에서 위험이 확인되었다. 인도에서 3년동안 1만마리의 가축이 대량 폐사되었다. 유전자조작으로 해충에 강하게 조작된 면화에 질산이 숨어 있었다. 이 땅의 GMO 관리부처 식약청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고 강변했다. 핸드폰과 반도체와 자동차를 팔아 식량을 사먹으면 된다는 논리로 무장(?)한 그들은 이 땅의 가난한 자들을 몬산토의 모르몬트로 내몰았다. 미국산 수입콩의 83%(50만톤)는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특성 유전자를 조작한 콩이었다. 옥수수의 68%(15만톤)은 해충에 내성을 가진 유전자를 삽입한 곡물이었다. 유전자 조작된 콩과 옥수수를 사용한 가공식품이 우리의 밥상을 GMO로 오염시켰다. 인기 식용유 카놀라유는 전부 캐나다 GMO로 만들었다. 참치 캔에 들어가는 투명 면실유는 GMO 면화씨가 재료였다.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간장은 수입산 콩으로 빚은 것이니 당연히 GMO에 오염되었다. 아이들의 군것질인 과자, 음료수, 빙과류도 GMO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전분과 물엿, 액산과당, 올리고당으로 가공했다. 말 그대로 아이를 지킬려면 '아무것도 사지 마라'다. GMO가 미래 인류의 식량원이라는 몬산토의 광고는 가증스럽다. 생명공학농업 초국적기업인 몬산토가 제3세계의 민중을 볼모로 한 악랄한 이윤추구가 정답이었다.
지금 세상은 내 한 몸 편함만 추구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 불편해도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 저녁 먹기전 TV에 바싹 다가 앉았다. 동물의 왕국이다. 지구온난화로 해빙 기간이 길어져 먹이가 부족한 북극곰이 마지막 남은 유빙에 간신히 매달려 북극해를 떠돌았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처 텃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겨울을 이겨 낸 마늘과 양파가 며칠 사이에 짙은 녹색을 띠었다. 부추는 불쑥불쑥 여린 잎을 땅위로 솟구쳤다. 고수와 시금치가 뜯을만큼 자랐다. 감자를 며칠 전에 묻었다. 5일장에 나가 씨생강을 사와야겠다. 고추, 가지, 오이는 달포지나 포트묘를 정식해야겠다. 땅콩은 겉껍질을 벗겨 종자를 준비할 때다. 순무는 씨를 받으려고 양지바른 터에 꽁을 박았다. 한파가 매서웠던 지난 겨울도 물러났다.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었다. 카페 〈토종종자모임 씨드림〉에 가입했다. 반갑게 책의 저자도 회원이었다.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토종종자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겠지만, 몬산토의 멱살을 움켜잡는 확실한 방법이었다.